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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 부는 자산시장… 경제에 약될까 독될까

입력 : 2015-03-03 20:55:02 수정 : 2015-03-04 00: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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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주가 상승에 자산시장 '들썩'…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상승 부작용 우려 경기 회복의 불씨인가, 폭발 위험의 가중인가. 자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치솟고 주가도 상승세다.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 2월 연속 월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3일 2001.38로 마감하며 5개월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통상 집값과 주가 상승은 경기 회복 신호로 인식된다. 주택 거래가 늘고 집값이 뛰면 경기회복 효과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신규 주택건설에서부터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업체, 중국음식점까지 수요가 증가한다.

그러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은 중장기적 위험을 키우는 일이다. 작금 자산가격 상승이 기대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이유다. 주택거래 활성화와 함께 가계부채는 급증세다.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63.6%(추정치)로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미국은 2013년 말 기준 114.1%다. 

◆훈풍 부는 자산시장


주가 상승은 세계적 흐름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인 미국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90% 상승한 5008.10으로 2000년 3월 이후 15년 만에 5000을 돌파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각각 0.86%, 0.61%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과 신흥국 증시도 강세흐름을 타고 있다. 2월 한 달간 그리스 증시는 22%, 러시아는 21.6% 급등했다. 지난달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타결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대부분 해소된 가운데 3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기대감이 글로벌 호재로 작용했다. 불안요소들이 제거되고 돈이 더욱 풀리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코스피 2000선 회복은 소외되던 한국 증시도 그 흐름을 탔음을 알리는 신호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30일 2020.09 이후 주로 1900선 초 중·반대에서 등락했으며 187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원은 “그동안 관심이 저조했던 신흥시장, 특히 한국 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일째 순매수 행진 중이다.

주택시장 회복세도 뚜렷하다. 전세가격 급등으로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매에 대거 나서면서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8144건으로 1월(6866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최다치를 경신했다. 그 바람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3조400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배 넘게 늘었다. 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1월보다 0.4%포인트 오른 70.6%로, 조사를 시작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랜만에 함박웃음 코스피가 5개월 만에 2000선 고지를 넘어선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진작 vs 위험 가중


부동산과 주식 시장 훈풍이 내수시장으로 확산할 것인가. 기대감이 없지 않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거래 증가가 신규주택 투자로 이어진다면 경기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월 주가도 긍정적 전망이 적잖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흐름이라면 3월에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계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올라FN 강관우 대표는 “미국 주가가 상승하고 유럽도 돈을 푼다고 하니까 동반상승하는 건데 이미 많이 왔다(올랐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활성화 흐름에 대해서도 “전세가격 급등에 지친 서민들이 등 떠밀려 빚내 집을 사는 건데 기본적으로 건전한 대출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도 “길게 볼 때 부동산시장과 금융이 연계된 체계적 위험은 커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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