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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우 "형식과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글 쓰고파"

입력 : 2015-03-03 15:26:37 수정 : 2015-03-03 15: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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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출간
"장르 문학이든 본격 문학이든 다 좋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형식과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글을 쓰고 싶어요."

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로 본격 문학에 도전장을 내민 작가 김근우(35)가 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력이 독특하다.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무려 아홉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하지만 학업마저 포기한 건 아니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 고전 소설들을 꾸준히 읽었고, 글을 썼다.

12살 무렵부터 "혼자 망상을 하며 작가가 되길 바랐다"는 그는 17세 때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 게시판에 '바람의 마도사'를 연재하며 데뷔했다. 

종이 책으로 발간된 '바람의 마도사'가 인기를 끌며 10만 부나 팔렸지만, 김근우는 인세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출판사 사장이 돈을 들고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그가 18세 때의 일이다.

그는 "이런 게 어른들의 세계구나,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문학에 대한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가르치신" 어머님의 훈육 덕택이다.

잔고가 수천 원에 불과할 때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썼다. 그렇게 18년간 글로 밥을 먹어 모두 6종 30여 권을 냈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그렇게 장르 문학에 몰두하던 김근우가 3년간 문학상에 응모한 끝에 얻은 결과다.

문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세희, 조정래, 천운영의 소설들을 필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소설은 4천264원밖에 없는 빈털터리 삼류작가와 주식에 투자하다가 망한 여자, 아버지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꼬마가 거동이 불편한 한 노인의 과제, 즉 '고양이를 먹은 오리를 찾아달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짜 속의 가짜를 찾아가는 21세기 버전의 '모비딕'을 연상시킨다"(김미현 평론가)라는 상찬도 들었다.

그는 "몇 문장만 읽어도 '김근우 소설'이라고 알아챌 수 있는 특색있는 글, 김근우만이 쓸 수 있는 '진짜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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