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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니까 청춘이다?… 인격·행동장애 심각

입력 : 2015-03-02 19:02:28 수정 : 2015-03-03 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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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내원환자 1만3000여명, 3명 중 2명이 10∼30대 젊은층
#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던 손모(24)씨는 옆자리 이모(21)씨가 시끄럽게 떠들자 분노를 참지 못했다. 손씨는 50m 떨어진 자신의 원룸에서 흉기를 가져와 이씨를 위협했다.

# 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도로에서 운전 중이던 이모(33)씨는 갑자기 차에서 내려 뒤차 운전자인 하모(60)씨를 끌어내 도로에 내동댕이쳤다. 하씨가 차를 비켜 달라며 울린 경적이 이씨의 화를 돋운 것이다.

순간적인 ‘화’나 ‘충동’을 참지 못하는 ‘인격·행동장애’로 치료받은 사람이 한 해 1만3000여명에 달했다. 이들 3명 중 2명은 10∼30대의 젊은 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마음에 병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격·행동의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1만3028명에 이른다. 최근 5년 사이 매년 1만3360∼1만4050명 정도가 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지난해 인격·행동장애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 28%, 30대 18.4%, 10대 17.3% 등으로 젊은 층이 전체의 63.7%를 차지했다. 또 남성이 8935명으로 여성(4093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인격·행동장애는 지나친 의심이나 공격성을 나타내는 인격장애와 병적인 도박이나 방화 증상을 보이는 습관·충동장애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인격·행동장애는 20대의 충동범죄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장애를 앓는 전체 환자는 줄었지만 유독 20대 남성은 2010년 3611명에서 지난해 3841명으로 증가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현대인은 누구나 불확실성과 불안전성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데, 특히 젊은 층이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우리 사회가 젊은이의 충동적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두병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정신과 전문의)은 “인격·행동장애는 환자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해 다른 사람과 관계가 악화하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환자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격려와 치료 권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병욱·김승환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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