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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온 화음의 진수… 관객들 녹인다

입력 : 2015-03-02 20:23:03 수정 : 2015-03-02 2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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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국내외 명품 합창단 공연 잇따라 국내 클래식 공연계에서 장르별 인기 순위를 매기면 합창은 꼴찌를 다툰다. 교향악과 스타 독주자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합창은 상대적으로 주변부에 머물러왔다. 그럼에도 수십명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화음에는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다. 이달 합창 음악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 영국 합창단 ‘더 식스틴’은 13일 첫 내한공연을 한다. 서울시합창단은 19일 시마노프스키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국내 초연한다.

국립합창단
◆덜 화려한 무대… 합창계 스타 드물어


교향악단이나 독주 악기와 달리 합창단에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문턱이 낮다보니 감상용 음악으로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합창은 교향악이나 오페라보다 무대 자체가 덜 화려하기도 하다.

서상화 전 국립합창단 기획홍보팀장은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 편성과 화려한 음색, 오페라의 볼거리와 이야기에 비해 합창은 보통 4성부의 적은 성부로 구성되고 음색 또한 단순하다”며 “기악이나 오페라보다 정적이고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창계에 스타가 드문 것도 다른 장르보다 인기가 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합창계에서 손에 꼽히는 지휘자로는 헬무트 릴링, 존 엘리엇 가드너, 스즈키 마사아키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나영수·윤학원 지휘자 정도가 이름을 알렸다. 기악·오페라와 비교하면 팬을 형성할 만한 ‘인기 스타’가 드물다.

서 전 팀장은 “그럼에도 합창의 매력은 정말 크다”며 “음악 기초나 악기가 없어도 쉽게 합창단을 구성할 수 있고 아름다운 하모니는 정서를 안정시키고 감동을 준다”고 밝혔다. 동료의 소리를 듣고 서로 양보하며 마음을 모으는 합창은 교육 효과도 높다. 국내에서는 1973년 국립합창단이 만들어진 이래 전국에 60여 국공립합창단이 창단했다.

영국 합창단 ‘더 식스틴’
◆영국 ‘더 식스틴’ 내한…· 서울시합창단 공연


이달에는 주목할 만한 합창 공연이 연이어 열린다. 지고지순한 음색과 균형 잡힌 연주가 특징인 영국 합창단 ‘더 식스틴’은 13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더 식스틴은 1979년 결성됐다. 지휘자 해리 크리스토퍼스가 친구 16명과 함께 르네상스 음악을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공연료로 5파운드와 맥주 한 잔을 받았다. 이후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현대음악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100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했다. 2009년에는 영국 그래머폰지가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더 식스틴은 2000년부터 매년 주제를 정해 영국 전역에 있는 유서 깊은 20여개 성당을 돌며 종교음악을 노래하는 ‘합창 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한 2013년 순례 프로그램 곡들을 들려준다. 알레그리의 유명한 ‘미제레레(자비를 베푸소서)’와 현대 작곡가인 제임스 맥밀란의 ‘미제레레’를 함께 선보인다. ‘미제레레’는 다윗이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내용으로 르네상스 시대 부활절 주간 예배의식 중에 부른 곡이다. 16세기 작곡가 팔레스트리나의 ‘레지나 첼리’, ‘스타바트 마테르’ 등도 노래한다. 4만∼8만원. (02)2005-0114

국립합창단은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춘음악회 - 봄이 오는 길목에서’를 연다. 바로크 이전의 대표 마드리갈(14∼16세기 이탈리아에서 성행한 세속성악곡) 작곡가 야코프 아르카덜트와 몬테베르디의 합창곡을 노래한다. 이어 현존 작곡가 로리젠, 에센발즈의 곡을 들려준다. 박창훈 객원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김은기(하프), 정희찬·백송이(호른), 곽연근(북)이 연주한다. 1만∼5만원. (02)580-1300.

서울시합창단은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국내 초연한다. 최근 국내에서 드문드문 연주되고 있는 시마노프스키는 쇼팽 이후 활동한 폴란드의 주요 작곡가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슬픔의 성모’라는 뜻으로 십자가에서 고통 받는 예수를 바라보며 애통해하는 마리아의 아픔을 담았다. 서울시합창단은 이 곡과 함께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중 일부와 유명 합창곡들을 노래한다. 1만∼5만원. (02)399-1777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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