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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엔 위안부·역사왜곡 선결 압박… 北엔 대화·교류 손짓

입력 : 2015-03-01 18:58:29 수정 : 2015-03-02 0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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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분단 70년… 관계설정 출발점
獨·佛 예로 들며 동북아 미래 제시
이산상봉·철도복원 필요성 강조
문화·스포츠 민간교류 적극 장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취임 후 세 번째 맞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대일·대북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 남북분단 70년이 되는 해여서 과거를 털고 새로운 관계 설정을 모색할 수 있는 이정표적인 한 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일본에 대해 성숙한 미래관계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하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라는 선결 조건이 우선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조건적인 관계 정상화보다는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먼저 요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불편한 양국 관계를 진단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올바른 역사인식에 기초한 한·일 관계 미래를 내다보며 21세기에 한·일 신협력시대를 열어나가고자 노력해 왔다”며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 전환 노력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양국 국민들은 문화 교류를 통해 가까워지고 있다. 이런 마음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유럽 건설의 주역이 된 독일과 프랑스의 예를 들었다. 한·일 양국이 한층 성숙된 미래관계를 통해 새로운 동북아시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오는 5월 미 의회 연설과 8월15일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를 앞둔 상황에서 침략의 과거사를 어정쩡하게 묻고 가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발언으로 여겨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6주년 3·1절 기념식 행사장에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선 대결과 비판보다는 대화와 교류에 강조점을 뒀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함께 경축하면서 이를 계기로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나서 주기 바란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협의, 남북철도 복원사업, 역사 공동연구, 민족문화 보전사업 등 다양한 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한반도 최대 안보 위협인 북한 핵무기에 대해선 “더 이상 핵이 자신을 지켜 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평화와 체제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방과 변화의 길로 나오기를 바란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이산가족의 절절한 염원을 풀어드리는 것은 시급한 일”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협의 시작을 강력히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매년 남한에서만 4000명 가까이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 비극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또 문화·예술·스포츠 분야 등 민간분야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순수한 민간교류를 적극 장려하겠다”는 약속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남북공동 프로젝트의 사전 준비 일환으로 남북 간 철도운행 재개를 위한 복원 사업 중 남측 구간을 우선 하나씩 복구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먼저 화해와 협력을 위한 준비를 해놓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3년 경제혁신으로 30년 성장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강력한 추진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미래로 도약하느냐, 이대로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공무원 연금개혁은 물론 공공, 노동, 금용, 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규제 혁파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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