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1인자 제친 여중생

제상미, 5㎞서 이채원 기록 추월
평창동계올림픽서 메달권 기대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간판’인 이채원(34·경기도체육회)을 기록상으로 제친 여중생이 등장해 화제다.

강원 도암중학교 3학년 제상미(16·사진)는 제9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첫날인 지난 25일 크로스컨트리 여자 중등부 클래식 5㎞ 경기에서 14분35초9로 우승했다. 같은 날 열린 여자 일반부 크로스컨트리 클래식 5㎞에서는 이채원이 14분54초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제상미의 기록이 이채원의 기록보다 18초8 앞선다.

크로스컨트리 일반부와 중등부 경기는 모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있는 동일한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기록상 비교가 가능하다. 스키계에서 제상미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채원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부터 지난해 소치까지 모두 네 차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이 종목 최고의 국가대표다.

제상미는 26일 15㎞ 계주에 이어 27일 프리스타일 7.5㎞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클래식과 프리스타일 기록을 합산한 복합에서도 단연 1위에 올라 이번 대회 4관왕이 됐다. 

27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제9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남자 중학부에 출전한 김경욱이 힘차게 점프하고 있다.
횡성=연합뉴스

홍순철 도암중 감독은 “제상미는 반짝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며 “스키 자세가 안정돼 있고 기술이 월등하기 때문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본다”고 기대했다. 제상미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가는 게 꿈”이라며 “열심히 해서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암초등학교 6학년 때 스키 선수에 입문한 제상미는 다음달에 강원 상지대관령고에 입학한다. 국제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면 20세에 ‘안방’에서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된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