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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사례가 충북 제천 청풍호가 아닐까 싶다. 충주댐이 건설되며 생겨난 이 호수를 제천 쪽에서는 청풍면을 끼고 있다고 해서 청풍호라고 부른다. 청풍호는 아마도 이즈음 우리 땅에서 관광지로 가장 주목받는 호수일 것이다. 산허리까지 물이 잠기며 생겨난 호안선의 풍광이 워낙 수려한 데다 각종 레포츠 시설이 잘 갖춰지고, 빼어난 전망이 펼쳐지는 봉우리까지 여럿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비봉산까지는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내년부터는 케이블카도 연결된다.
제천 자드락길은 호안선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청풍호 주변 산길을 이어 놓았다. 그중에서도 6코스인 괴곡성벽길의 풍경이 가장 수려하다. 6코스 중간에 자리한 백봉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청풍호 상류와 옥순대교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
7개 코스 중 추천할 만한 코스는 1, 2, 5, 6코스다. 1코스인 ‘작은 동산길’(19.7㎞)에서는 호수 아래 잠긴 옛 마을을 떠올리게 된다. 초입에 수몰 이주민의 애환을 담은 탑과 청풍면의 옛 모습을 담은 동판이 자리해, 수몰 이주민의 애환을 되돌아볼 수 있다. 만남의광장에서 시작해 청풍호 전경과 월악산 영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외솔봉을 지나는 코스다. 전 구간을 걷는 게 부담스럽다면, 청풍호 옆을 지나는 2㎞ 정도만 걸어도 좋다.
자드락길 2코스가 지나는 천년 고찰 정방사. |
괴곡성벽길 출발점인 옥순대교. |
자드락길 5코스를 지나며 마주한 옥순봉. |
차로 쉽게 가 닿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수산중학교 뒤쪽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산촌 외딴 마을인 다불리를 지나 ‘백봉 산마루 주막’까지 닿을 수 있다. 여기서 백봉 정상까지는 200m에 불과하다. 백봉에는 ‘사진찍기 좋은 곳’이란 이름의 작은 전망대가 있고 그 옆에 1년여 전 세워진 높은 전망대가 있다. 원통처럼 둥글게 놓은 나무데크를 올라 전망대 정상에 서면 청풍호와 옥순대교, 금수산과 옥순봉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에는 얼마 전 내린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지만, 따스한 오후 햇살에 맥없이 녹아내리고 있다. 봉우리를 휘감는 바람에서도 매서운 기세는 느껴지지 않는다. 얼마 후면 이 청풍호에도 따스한 봄소식이 전해질 것이다.
제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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