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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11, 돌격소총 중 최고성능… 구매‘사인’ 직전 결함 보도”

입력 : 2015-02-04 06:00:00 수정 : 2015-02-04 13: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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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가상 인물’ 美업체 직원이 본 협상 전말 ‘K’가 한국을 뜻한다지요? 한국이 이런 걸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미국도 1990년대부터 개발했다가 실패했거든요. 프랑스, 스웨덴 등도 개발 중이지만 한국이 앞서 나간 것이죠. 얼마 전 한국에서 애물단지처럼 보도된 K-11 복합소총을 말한답니다.

저는 미국의 LMO라는 회사 직원입니다. 기자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지만 있는 그대로 얘기해 드릴게요.

LMO는 무기 및 탄약 거래와 사격훈련 지도 등을 하는 회사랍니다. 지난 35년간 72개국과 거래한 경험이 있죠. 미국 US오드넌스, 노르웨이 남모, 스웨덴 사브 보포르스 다이내믹스, 독일 라인메탈, 벨기에 FNH 등 세계적인 무기회사들이 사업 파트너입니다. 해군과 공군, 국토안보부, 연방경찰국 등의 사격 훈련도 담당하고 있죠.

사실 열흘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의 K-11 개발사인 S&T모티브, 총탄 제조사인 풍산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K-11 복합소총이 현재 개발된 돌격소총 중 최고 성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서죠. K-11 4정을 수입하려고 가격협상까지 거의 마쳐 협상 완료 직전이었답니다.

복합소총은 간단히 말해서 M16이나 K1, K2 같은 소총과 K203 유탄발사기가 결합된 겁니다. 평상시 나토탄이라고 불리는 5.56㎜ 탄알을 쏘면서, 엄폐물에 숨은 적을 제압할 때에는 20㎜ 공중폭발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돼 있죠. 차폐물에 숨은 적의 상공 3, 4m에서 폭발시켜 소총이 지니는 한계를 극복한 무기입니다. 총열이 이중으로 돼 있지만 모드만 바꾸면 방아쇠 하나로 두 가지 사격이 가능하죠.

K-11이 뛰어난 건 주간과 야간에도 적과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서 공중폭발탄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사격통제장치라고 하는 부위에 열상발생기, 영상전시기, 전원공급기와 함께 거리측정기가 있어 낮에 550m 거리에서 ±1m의 정확도를 지닌다죠. 야간 열상조준경의 탐지거리도 500m까지 되고요. 한국이 2000년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에 나서 8년 만에 전투용 적합판정과 실전배치 결정을 한 건 대단한 겁니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도 1988년부터 OICW(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다목적개인전투화기) 개념의 무기를 개발해 왔습니다. 얼라이언트 테크 시스템(ATK)이 독일 헤클러 앤드 코흐사와 함께 XM29 개발에 나섰다가 2004년 무게와 비용, 정확도 등 문제로 중단하고 다시 XM25를 개발해 냈죠. 2010년 10월 XM25 5정이 아프가니스탄 미군부대에 보내졌습니다. 엄호물에 숨은 적을 사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었고 ‘징벌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그런데 2013년 2월 사격훈련 때 사격수 근처에서 어이없게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답니다. 결국 안전과 효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2013년 6월 상원 군사위원회가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면서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죠.

한국은 지금까지 K-11 40정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미국에 수출하는 것과는 다를 겁니다. 미국이 수입한다는 건 K-11을 세계 최고로 인정하는 것임을 자신합니다. 견본용으로 4정을 들여와서 미국 시장에 본격 홍보할 참이었어요.

이번에 만난 한국 측 협상 파트너들한테 불만입니다. 각국 무기업체가 미국 무기시장을 공략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미국 내 홍보 비용만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가 들어요. 솔직히 샘플을 무료로 줘도 남는 장사 아닌가요? 한국 친구들은 1정당 2만5000달러를 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가 아쉬우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생각이었죠. 지난달 26일 한국 언론에 K-11 사격통제장치에서 균열이 발생했다고 보도되면서 최종 협상이 미뤄졌답니다. 한국 측이 그 문제까지 해결해서 3월 중 다시 만나자고 하더군요.

우리 회사도 한국어를 잘하는 직원이 한국 언론 기사를 계속 스크린하고 있습니다. 어느 무기나 처음에는 문제가 있어요. 차세대 전투기 F-35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거든요. 결함을 고치면서 계속 개선해 나가는 거죠. 아직까지 우리는 K-11을 구매할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답니다.

한 가지 사실을 알려드리죠. 미 육군이 지금 새 프로젝트를 통해 복합소총에 필수인 사격통제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어요. 201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죠. 이 사업이 성공하면 K-11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 겁니다. 한국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거죠.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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