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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사무장 불이익 없을 것"

입력 : 2015-01-30 20:24:40 수정 : 2015-02-03 16: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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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당한 女승무원도 출석 “교수직 제안 받았으나 거절”
조 前부사장 “진심어린 사과”
박창진 사무장은 출석 안 해
“불이익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이 한통속이라는 걸 알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땅콩 회항’ 당시 마카다미아 너트 서빙 문제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질책을 받았던 여승무원 김모씨가 국토부와 검찰의 수사에 앞서 입을 맞출 것을 지시받았으며, 교수직 제안 회유가 있었지만 거절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또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가 움직이고 있었던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과하는 조양호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 ‘땅콩 회항’ 사건 증인으로 출두하면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법정에서 땅콩회항 사태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여모(58) 대한항공 상무, 국토부 김모(55) 조사관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피해 여승무원인 김씨가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김씨가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항 당시 하기 조치된 박창진 사무장은 법원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은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가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와 대한항공 측이 증거 인멸을 하려 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증언대에 선 김씨는 사건 당시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밀치고 파일철을 가슴 부위에 던지는 등 폭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모 상무로부터 국토부 조사에서 위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 상무가 ‘고성이나 폭행 얘기는 절대 나오면 안 된다’,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며 “국토부 조사 끝난 다음에도 회사에 들어가서 어떻게 진술했는지, 어떤 질문 받았는지 보고하고 집에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 상무를 포함한 대한항공 임직원들로부터 ‘국토부 사람들은 다 대한항공에서 있다가 간 사람들이고, 다 우리와 관련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고 시키는 대로만 말하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자신이 대학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앞서 박 사무장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김씨가 대한항공으로부터 교수직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국토부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조 전 부사장이 검찰 출두하기 3∼4일 전 회사 관계자가 어머니에게 전화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큰 이벤트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했고, 그 과정에서 교수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도 위증을 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 이동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정확히 어디 서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각도에 따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여 상무가 “(국토부가) 국가기관은 무슨 국가기관이야. 대한항공 있다 간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박 사무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 측은 실제 항공기가 이동한 거리가 짧고, 항로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 상무 측과 김 조사관 측은 각각 증거인멸 혐의와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이날 2001년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선 이후 15년 만에 법원에 출석한 조 회장은 재판 내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법정에서 조 회장은 “박 사무장이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전 부사장이 박 사무장을 하기시킨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야 어찌됐든 승무원을 하기시킨 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땅콩회항과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은 없고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사퇴 결정만 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증인 신문이 끝난 뒤 ‘김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재판부의 말에 조 전 부사장은 김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이 자리를 빌려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3차 공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30분 열린다.

권이선·이지수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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