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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女승무원 "교수제의 거절했으며 위증하지 않았다"고 오열

입력 : 2015-01-30 16:48:31 수정 : 2015-01-31 12: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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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제의 거절···위증도 안해" 오열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여승무원 김모씨가 "교수직 제안을 거절했으며 결코 위증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자신의 말을 "박창진 사무장이 왜곡해 언론에 전달, 신상이 털려 위증을 한 여자가 됐다"며 오열했다.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54) 조사관 등 3명에 대한 2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한 김씨는 눈물을 보이며 이같이 증언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 '땅콩 회항' 사건 증인으로 출두하면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이제원 기자

김씨는 지난달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함께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견과류 서비스와 관련해 폭언과 폭행을 당한 피해자다. 국토부와 검찰 조사에서 회사 회유를 받아 허위 진술을 하고 그 대가로 교수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땅콩회항'이 일어난 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깊은 한숨과 함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께 회사 관계자가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와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때 (회사 관계자가)어머니에게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저는 사과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음을 밝혔다.

김씨는 불안한 마음에 박 사무장에게 전화해 이런 사실을 털어놨지만 박 사무장이 사실과 다르게 언론에 폭로했다고 했다.

당시 김씨는 "너무 무섭고 불안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며 "하지만 박 사무장은 TV에 출연해 내가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을 했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내 신상이 인터넷에 유포돼고 위증을 한 여자가 됐다"고 울먹였다.

재판부가 "어머니를 통해 교수직 제안받았는데 응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나와 내 어머니는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라며 거절과 같음을 강조했다.

김씨는 "나는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서 위증한 적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내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며 흐느꼈다.

재판부가 증인 신문이 끝난 뒤 조 전 부사장에게 "김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하자 조 전 부사장은 김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고개를 푹 숙인 채 "본인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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