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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간 끊임없이 나타난 금융위기의 역사

입력 : 2015-01-30 21:55:20 수정 : 2015-01-30 21: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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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2만2000원
다모클레스의 칼/유재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2만2000원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한국은 엄청난 금융위기를 두 번이나 겪었다.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경제는 위기 때마다 번번이 발목을 잡혔고, 잡힌 발목에는 경제적, 사회적인 커다란 상처가 남았다. 그런데 이 같은 금융위기가 우리만 겪었던 아픈 경험일까.

그렇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또는 국지적으로 금융위기는 끊임없이 나타났다. 1945년부터 2007년까지 불과 6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금융위기를 겪지 않은 나라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단 4개국뿐이라고 한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이처럼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발생해온 금융위기의 역사를 살펴본 책이다. 2010년 5월부터 3년간 미국 워싱턴DC의 세계은행에서 선임 금융전문가로 활동했고 지금은 국무조정실에서 근무하는 유재수 박사의 책. 금이나 은 등 금속화폐가 종이화폐로 대체되며 본격적인 금융업의 싹이 튼 17세기를 시작으로 최근의 유로존 위기까지 300여년에 걸친 금융위기의 역사를 ‘탄생-확산-붕괴-미봉-망각과 자만-다시 찾아온 붕괴’의 흐름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아직 중앙은행의 개념도 생겨나지 않았던 시절의 암스테르담은행과 스톡홀름 은행이 겪었던 위기, 영란은행의 탄생과 쇠락, 20세기 초의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까지 시대를 넘어오면서 유사하게, 혹은 다르게 진행돼온 금융위기의 역사를 비교, 대조해볼 수 있다. 국내 경제와 직접적 연관관계가 큰 미국과 영국 등의 금융위기만을 직접적으로 살펴보던 과거의 책들과는 다른 접근이다.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응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인식전환을 함으로써 향후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위기에 맞설 교훈을 찾아보겠다는 것이 책의 집필 의도. 저자는 ‘위기 이후’를 다룬 7부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직접적으로 밝힌다. 위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더라도 인식의 전환만으로도 위기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결국, 책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만하지 않는 태도’다. 저자는 수없이 계속됐지만 결코 같은 방식으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금융위기의 역사를 지적하며 과거의 경험에 입각한 제도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금융시장의 실패나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의 탐욕 같은 금융시스템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와 재정 적자, 소득 불평등의 악화 문제까지 살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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