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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들을 죽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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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29 09:52:37 수정 : 2015-01-29 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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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리 아들을 죽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중국 허난(河南) 성에 사는 정정(35)은 침대에 누운 아들 슝 준위(1)만 보면 가슴이 타들어 간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알기 전부터 병원 신세를 지는 아들의 모습이 너무 처량해서다.

사고는 지난달 터졌다. 정정이 근무하는 택배회사 컨베이어벨트에 슝의 머리가 끼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고로 슝은 뇌 손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의료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다. 의료진은 현재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슝이 더 이상 홀로 일어날 수도 없고, 음식도 먹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정정과 그의 아내 사이에는 슝 외에 두 딸이 더 있다. 이들 부부는 아들 병원 치료를 위해 돈을 쏟아부은 것도 모자라 점점 쌓여가는 빚더미에 가슴이 조여오는 것을 느낀다. 돈을 아끼기 위해 아들의 ‘안락사’를 간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병원은 부부의 요청을 묵살했다.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고,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살아있는 아기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이다. 침대에 누운 슝은 아무것도 모른 채 눈만 굴리고 있다.

정정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많은 이들이 우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우리의 결정을 비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본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처참한 일”이라고 자신을 변호했다.

정정은 결국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아들 치료비를 위해 많은 돈을 들였다”며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없고, 그렇다고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날 일은 더욱 없다”고 처참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정은 “아내는 직업이 없다”며 “우리에게는 두 딸이 있고, 더 이상 병원비를 감당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아들이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내 눈은 점점 비참함으로 물들어가고 있다”고 고개를 떨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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