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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지운 팀 쿡 '아이폰6'로 대박

입력 : 2015-01-28 19:08:38 수정 : 2015-01-28 21: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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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치 넘는 큰 화면 인기 폭발…분기 순이익 180억弗 사상 최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놀라 자빠질 일이다.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4.7인치)와 ‘아이폰6 플러스’(5.5인치)의 폭발적인 인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살아생전 잡스는 ‘한손으로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고집했다. 화면이 작아야 한손으로 쥔 채 엄지로 자유롭게 입력하고 터치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잡스가 내놓은 아이폰 화면의 대각선 길이는 마지노선인 4인치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사진)이 4인치가 넘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잡스의 철학을 저버린 이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통한다고 장담한 이는 드물었다. 대신 ‘잡스 지우기’에 나섰다는 비아냥과 삼성과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따라 화면을 키웠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대화면에 열광했다. 출시 사흘 만에 세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 ‘대박’을 쳤다.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 중 최단기간에 1000만대를 돌파했다. 그것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출시 전에 대기록을 썼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애플은 1분기(2014년 10∼12월) 매출이 1년 전보다 29.5% 늘어난 746억달러(약 80조8887억원)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특히 순이익이 37% 늘어 사상 최대치인 180억달러에 달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46% 증가한 7450만대로 집계됐는데, 이 중 대화면이 2300만대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511억8000만달러로 애플 전체의 68.6%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에서 매출을 대폭 늘렸다. 정보기술 분야 전문 조사업체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는 지난해 10∼12월 중국에서 팔린 아이폰이 미국보다 200만대가량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힘입어 분기 판매량에서 삼성전자와 토종기업 샤오미 등을 제치고 중국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팀 쿡은 “애플 제품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의기양양해 했다. 잡스에 이어 2011년 8월부터 애플을 이끈 그는 잡스의 유산을 버리고서야 비로소 성공한 CEO로 인정받기 시작한 셈이다. 잡스가 도달하지 못한 분기 180억달러 순이익을 달성한 원동력은 유연한 사고 덕분이다. ‘고집불통’ 잡스와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춰 과감하게 대화면으로 돌아섰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현지를 찾아 공들였다. 팀 쿡은 오는 4월 시판 예정인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 기기 ‘애플 와치’로 새 시험대에 선다. 아이폰과 달리 잡스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이 제품으로 다시 한번 시장을 읽는 통찰력을 검증받게 됐다. 효율화의 달인으로 잡스보다 높은 이익률은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애플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세간의 혹평을 보기 좋게 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의 성공에 힘입어 2011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에 내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까지 넘보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7600만대 안팎으로 예상한다. 7450만대의 애플과는 박빙 수준이다. 애플은 2013년 3분기 삼성에 21.8%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점유율 격차를 4%포인트 안쪽으로 좁혀 턱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삼성의 안방인 한국에서조차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1월 33%까지 끌어올려 삼성(46%)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황계식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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