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동학대 예방대책 재탕삼탕"…여야 질타

입력 : 2015-01-28 19:22:19 수정 : 2015-01-28 20:21: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복지위 ‘어린이집’ 긴급 현안보고
정부가 최근 5년 새 세 차례나 아동학대 대책을 내놨지만 매번 비슷한 내용을 재탕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는 정부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 대책에 대해 ‘근시안적’이라고 일제히 질타하며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10년 말 경기 안성·서울·인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고가 잇따르자 12월20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아동학대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설치하고 이를 위반하면 어린이집에서 영구 퇴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아동학대가 벌어진 어린이집은 운영정지 또는 시설 폐쇄 처분을 신설해 학대 행위자와 어린이집도 함께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육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양성기준과 과정, 시설장의 자격취득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보육시설 아동학대와 관련한 대책을 보고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그러나 2013년 부산에서 또다시 아동학대로 여론이 들끓자 ‘어린이집 아동학대 방지대책 마련’이라는 재탕 대책이 나왔다.

복지부는 아동학대 관련 처벌을 강화하고 가해 원장과 교직원의 자격 취소 시 재개원·재취업 제한기한을 최대 10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가해자 이름과 어린이집 명단 공개, 교사의 처우 개선과 인성교육 강화 등이 발표됐다. 부모 모니터링단을 하겠다는 방침을 빼면 2010년의 대책과 대동소이했다.

최근 인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자 복지부는 2010년과 2013년 정책을 삼탕한 대책을 내놨다. ▲부모참여 활성화 ▲가해자와 해당 어린이집 공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 ▲아동학대 신고 활성화 ▲보육교사 자격관리 ▲근무여건 개선 등이 그 내용이다.

그동안 복지부 수장은 진수희·진영에 이어 문형표 장관으로 바뀌었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대책으로 일관한 셈이다. 그 사이 정작 필요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최동익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재탕삼탕의 대책은 여론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며 “대책과 연구용역 남발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연구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문 장관 등 정부 관계자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아동학대 문제만 보지 말고 보육 체계 전반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데도 정부의 대책은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종합선물세트’”라며 “덜 익은 대책을 자꾸 내놓지 말고 관련 부처 간 종합적인 논의 후에 정부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말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종진 의원은 “아동학대 행위가 한 번만 일어나도 어린이집을 폐쇄하면 현재 어린이집이 모자라 몇 달씩 아이들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폐쇄된 어린이집의 아이들을 다른 데로 옮기는 게 가능한가”라고 따졌다. 이어 “보육교사 국가고시를 만들어봤자 월 150만∼170만원을 받는 지금 같은 처우에서 누가 어려운 시험을 보면서 보육교사를 하겠나”라고 질책했다.

새정치연합 이목희 의원은 “이번 대책은 처벌과 규제가 주를 이루지만, 보육교사나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문 장관의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여야의 협공에 혼쭐이 난 문 장관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장관은 “최선을 다해 이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좀 더 견실한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려면 관계 법령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조병욱·김채연 기자 brightw@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