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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업인들이 겪은 북한은…

입력 : 2015-01-28 19:36:25 수정 : 2015-01-28 19: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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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람들 열의 있고 SW기술 뛰어나”
“5·30조치 모호… 과거 회귀 가능성도”
“유럽의 대학 도서관이 소장한 500년도 더 된 고서는 라틴어로 쓰여 있어 유럽 사람조차 컴퓨터 입력 작업에 손을 못 댔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직접 라틴어를 배운 뒤 데이터를 전부 입력했다.”

네덜란드의 정보통신기술 자문회사인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 매니징 디렉터는 28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북한과의 비즈니스: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연 국제세미나에서 “음성·지문·안면 인식 등 보안과 관련된 북한의 정보기술(IT)은 상당한 수준”이라며 “해외 구매자의 주문을 받아 첨단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1000명 이상 규모의 IT 회사도 있다”고 소개했다.

20여년 동안 대북 사업을 해온 치아 디렉터는 “라틴어를 직접 배워가면서 자료 입력을 할 정도로 북한 사람들은 열의가 있다”며 “인도나 방글라데시 기업과도 사업을 해봤는데 방글라데시 IT 회사는 직원 100∼2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북한은 1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기업이 있다”고 전했다. IT 분야 종사자 규모는 약 1만명에 달하고, 이들의 교육 수준도 높다고 했다. 그는 “음악 검색을 하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미 10년 전에 북한에서 봤던 것”이라며 “금융 등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고 영재를 사이버전사로 선발해 금성 1·2중학교 컴퓨터영재반, 김일성종합대학 등에서 집중 교육하고 있다. 사진은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의 도서관 전산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학생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시장요소 도입을 확대한 ‘5·30 조치’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북한에서 경제·금융 분야 전문가 대상의 교육사업을 하는 ‘조선교류’(싱가포르 소재)의 안드로이 아브라미안 이사는 “김정은 체제가 내건 핵·경제 병진 노선의 초점은 경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농업분야에서 분조를 가족단위로 쪼개고 수확물의 60%까지 자율 처분할 권리를 인정해주고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확대한 5·30 조치와 경제개발구 추진은 긍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나선 경제특구에서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구입이 합법화됐으며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이 국제적 인터넷망보다 열악하다는 점을 알고 있을 정도로 개방화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브라미안 이사는 “경제개발구나 5·30 조치는 아직 모호한 부분이 많고 내부 반발에 부딪힐 경우 다시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외적으로 진행되는 정책마저도 외부 인터넷을 통해 거의 공개되지 않아 불편했고 에볼라 위기 당시 일방적으로 외국인 격리정책을 시행, 외국 투자자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줬다”고 지적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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