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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종교계 화두는 ‘남북관계 복원’

입력 : 2015-01-27 21:26:14 수정 : 2015-01-27 21: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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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수장들 대북교류 사업 추진 ‘종교계의 대북교류 돌파구가 열릴까.’

올해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종교계 수장들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신년 벽두부터 다양한 대북 교류사업을 내놓고 있으나 남북관계의 오랜 냉각으로 성사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동안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국내 여러 종단은 지난 수십 년간 무상으로 생필품, 분유, 옥수수, 쌀, 의약품 등을 지원하며 북한 주민들을 도왔다. 일부 개신교는 병원을 지어주기로 하고 공사에 착수했으나, 2010년 이명박 대통령 때 내놓은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모든 사업이 5년째 보류됐다. 당시 정부로서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취한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물적 교류의 잠정적 중단조치였으나, 제재 기간이 길어지면서 종교계의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마저 뚝 끊겼다.

불교계의 대북 쌀 지원 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14일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대중적 통일담론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5월에 전 세계 불교지도자 초청, ‘세계평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기원대회’에 조선불교도련맹 관계자들도 초청할 계획이다.

남북교류 물꼬를 트기 위해 북측과 공동으로 개성에 영통사를 복원하는 등 남북교류 사업을 활발히 펼쳐온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도 지난 16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대북교류 사업을 내놓았다. 올해 개성 영통사 복원 10주년을 맞아 개성의 영통사, 관음사, 안화사를 연계하는 3사(寺) 순례, 남북청소년백일장 대회, 개성지역 불교문화재 공동연구, 금강신문 정기 배송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2008년 (사)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과 함께 쌀 20㎏ 1370포대(28t 분량)를 북한의 고성군 온정리 마을에 전달했다. 김근상 주교(왼쪽)가 쌀 하역 작업을 마치고 북측 관계자와 인수증을 교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는 지난 15일 신년기자 간담회에서 5·24 조치 이후, 평양에 짓기로 한 ‘조용기심장병원’ 건립이 건물 뼈대만 세운 채 5년간 답보상태에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뿐 아니라 한국 개신교계에서는 북한에 나무심기도 시작했고, 100여군데에 보건소도 세우는 중이었다. 이 목사는 한국의 5500여개 모든 교회가 1년 예산의 1%씩 통일기금을 적립하자고 제안하고 올해 정식으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 목사는 “병원은 통일이 돼도 북한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평양 심장병원 설립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도 지난 6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3월 NCCK가 중심이 돼 범교단적인 방북단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NCCK는 별도로 3, 4월쯤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관계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 개최를 준비하는 방북도 추진하고 있다.

천도교중앙총부 박남수 교령은 지난 20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남북화해협력 사업을 천도교의 큰 화두로 삼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천도교가 주축이 돼 일으켰던 동학농민운동과 3·1운동이야말로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동학의 접주였던 김구 선생이 공격했던 해주성 유적지 탐방,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공동개최 등 성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천주교 역시 방북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지난해 성탄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민관과 종교인의 대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불교는 평양에 국수공장을 세우고 이를 가동하기 위해 매달 밀가루를 보내고 있으나, 이 역시 중단된 상태다. 원불교는 지난해 경산종법사가 “남북문제는 형제문제로 여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잘사는 형인 우리가 가난한 동생인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남북관계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듯이 남궁성 교정원장은 올해 국수공장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인 김광준 신부(대한성공회)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 9, 10월쯤 북한의 평양이나 금강산에서 남북 종교인이 함께 모이는 ‘남북종교인평화대회’ 계획을 밝혔다. 7대 종단 수장과 종교인들이 전세기를 띄워 참가하는 대규모 계획이다. 이를 위해 4, 5월쯤 평양에서 실무자회의를 할 예정이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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