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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듯 낯설지 않은 '남미의 아리랑'연주

입력 : 2015-01-27 01:45:16 수정 : 2015-01-29 17: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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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새앨범 ‘칸토 안티고’ 내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7)가 이국의 향기와 함께 돌아왔다. 멕시코, 브라질 등에 전해오는 옛 노래를 바이올린 선율에 담아냈다. 클래식 기타 듀오 이성우·올리버 파르티쉬 나이니와 음을 맞췄다. 세 악기가 어우러진 소리는 27일 발매되는 음반 ‘칸토 안티고’(유니버설 뮤직)에 담겼다. 칸토 안티고는 포르투갈어로 ‘오래된 노래’라는 뜻. 내달 14일 발렌타인데이에는 같은 이름의 공연으로 무대에 선다. 최근 만난 신지아는 “아리랑 같은 한 서린 느낌이 있는 곡들”이라며 “처음 들어도 낯설기보다 따뜻하게 다가오고 보편적 정서를 자극한다”고 소개했다. 이 앨범은 이성우·나이니가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만들어졌다.

“제 스타일이 앨범에 어울렸나 봐요. 많은 분들이 제 바이올린을 들으면 단순히 슬픈 게 아니라 (가슴께에 손을 대며) 여기가 아프다고 해요. 저는 연주할 때 음악이 숨을 쉬게 만들어요. 머리로 기계적으로 하기보다 즉흥적으로, 그때그때 감정에 충실하게 연주하는 편이죠.”

이번 앨범은 그가 성인이 된 후 낸 두 번째 음반이다. ‘산둥가’ ‘물라타’ ‘아멜리아의 유언’ 등 1∼5분 분량의 포크 송 16곡이 실렸다. 앨범 수록곡은 내달 공연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공연에서는 또 디토 스트링스와 피아졸라의 ‘망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등을 선보인다.

신지아는 유학을 전혀 하지 않은 순수 국내파로 ‘K-클래식’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지난해 국내 공연을 소화하면서 일본, 핀란드, 러시아, 영국 등에서 연주했다. 연주 일정이 많다보니 1년 남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연주자 과정을 끝내지 못하고 휴학 중이다. 그의 해외 일정에는 유독 일본이 많다. 2008년 롱티보 국제콩쿠르 1위 수상 이후 일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신아라 부악장과 자매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하다. 언니 신아라는 그에게 무대 예절부터 협연자들을 보면서 느낀 팁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언니의 평이 무서울 정도”라며 “제 연주를 너무 잘 아는 탓에,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날카롭고 정확하다”고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운데)가 클래식 기타 듀오 이성우(왼쪽)·올리버 파르티쉬 나이니와 함께 브라질·멕시코 등의 옛 노래를 편곡한 앨범을 선보인다.
크레디아 제공
신지아는 요즘 연주자로서 긴 인생을 준비 중이다. 이탈리아 파가니니·독일 하노버·러시아 차이콥스키 등 각종 국제콩쿠르에서 화려한 성적을 거둬온 그는 이제 “콩쿠르는 끝”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꿈이었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2012년 3위 수상으로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요즘 ‘너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닌데’라고 해요. 나이가 들면서 더 좋은 음악이 나오니 나이에 그리 연연하지 않아요. 나이 들수록 내면이 더 성숙해지길 바라죠.”

그는 “답이 없고 평생 숙제”인 것 같은 ‘내면의 성숙’을 위해 최근 연습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연습과 공연만 하기도 빠듯했다. 이제는 많이 느끼고 경험하기 위해 일부러 공연도 보고 바람을 쐬러 지방을 찾아다닌다. 전라남도 보성 차밭과 해남 땅끝마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런 시간들이 연주에 스며들고, 나이 들수록 무르익는 연주를 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제 꿈이 무대에서 연주하다가 죽는 거예요. 중학교 때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헨델의 공연을 예술의전당에서 봤어요. 바흐를 켰는데 첫 음을 듣자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나도 100살 때 무대에서 마지막 연주를 하고 생을 마감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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