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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진정성 게임’에만 몰두… 설 이산상봉 물 건너가나

입력 : 2015-01-25 19:06:41 수정 : 2015-01-25 19: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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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성명 통해 대남 비방전 재개
5·24 해제·이산상봉 연계 요구
연초 기대감을 높이던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상호 불신하는 남북은 서로 상대측을 향해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성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다.

북한은 25일 국방위 정책국 성명을 통해 “단호한 징벌”을 운운하며 남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 1일 남북관계 개선을 천명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자제해온 대남 비방전을 재개한 것이다.

북한이 정책국 성명을 통해 드러낸 불만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인권단체가 가담한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비난의 양대 축이다.

다만 성명의 행간에서는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한 불쾌감을 읽을 수 있다. 성명은 5·24 조치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남측이)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의 우선 실현에 대하여 때와 장소를 가림없이 연속 청을 돋구고 있다. 그러나 (남측 당국이) 요란스럽게 내뱉은 말에 비해볼 때 실천행동은 너무나도 판판 다르게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지난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5·24 조치 해제와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는 입장을 밝히고 우리 정부가 조평통의 요구를 일축한 것을 겨냥한 대목으로 보인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24일 KBS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최근에 이산가족 문제에 5·24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이런 것을 얘기하지 말고 그런 것들까지 (대화의 장에) 나와서 얘기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5·24 조치 해제와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한 북한의 저의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북한으로서는 조평통을 통해 속마음(5·24 조치 해제 요구)을 드러냈다가 면박을 당한 셈이 됐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물리적으로도 시한이 촉박한 실정이다. 류 장관은 이날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설 계기에 한다면 꼭 설에 맞춰서 하자는 건 아니고 그 계기에 하자는 것이어서 일정에 너무 구애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성명을 보니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전 당국 간 대화와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 접점을 찾으려는 진지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 태도는 오는 28∼29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의 방한,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북한 인권, 소니사 해킹 문제로 대북 강경 기조인 미국 고위 관리들의 동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오는 3월 한·미 군사훈련 이전까지 남북 간 기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5월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제2차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에 앞서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 회의(반둥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1965년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고 당시 조선노동당 초급 간부인 책임지도원이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행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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