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모뉴엘, 8억 뇌물 살포…3조원대 사기대출, 분식회계 혐의

입력 : 2015-01-25 11:16:31 수정 : 2015-01-25 11:19: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가전업체 모뉴엘이 광범위하고 끈질긴 뇌물공세를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사기대출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은 가짜 서류로 7년 동안 3조4000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다. 이를 위해 모뉴엘이 국책 금융기관과 세무당국·거래업체를 상대로 쓴 로비자금은 8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25일 모뉴엘 박홍석(53) 대표와 신모(50) 부사장, 강모(43) 재무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추가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경영진은 1조2000억원대 허위 수출입신고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모뉴엘에서 재무이사로 일하다가 화물운송 주선업체를 차린 조모(47)씨도 사기대출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박 대표 등은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홈시어터 컴퓨터(HTPC) 가격을 부풀려 허위로 수출하고 수출대금 채권을 판매하는 등의 수법을 통해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4000억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뉴엘은 채권 상환기한이 다가오면 허위수출을 꾸미는 방식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은행들이 아직 받지 못한 대출금은 5500억원에 달한다. 모뉴엘은 허위 수출입거래를 전부 매출과 순이익에 포함시켜 2조70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모뉴엘은 KT ENS와 무역보험공사·한국수출입은행의 담당자 10명에게 각종 편의를 부탁하며 뒷돈을 건넸다. 모뉴엘은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불법자금을 감추려고 세무공무원에게도 뇌물을 뿌렸다.

박 대표가 이들에게 뿌린 돈은 총 8억600만원에 달한다. 금품로비에는 500만∼1000만원짜리 기프트카드(선불카드)가 주로 쓰였다. 담뱃갑과 과자·와인·티슈 상자에 기프트카드나 5만원권 현금을 채워 건넸다. 강남 유흥주점에서 접대하면서 하룻밤에 1200만원을 쓰기도 했다.

이들의 뇌물공세는 2012년을 전후로 집중됐고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무역보험공사가 책정한 보험한도는 2011년 8800만달러(약 952억원)에서 2013년 2억8700만달러(약 310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수출입은행도 여신한도를 2011년 40억원에서 지난해 1131억원까지 확대했다.

검찰은 모뉴엘이 수출장려를 위해 도입된 무역보험 제도를 악용했다고 설명하면서 실질적 심사 없이 보증한도를 계속 늘려주는 운영의 허점도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책 금융기관 일부 임직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인해 제도의 근본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히며 "관계기관의 제도 개선에 협력하고 유사한 무역금융 비리는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