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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는 '문·사·철'… 무한매력에 빠지다

입력 : 2015-01-22 20:23:26 수정 : 2015-01-23 08: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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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고2 대상 첫 인문학 캠프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서울대 인문학캠프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서울대 교수들의 인문학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 속에 서울대가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첫 인문학 캠프를 열었다. 인문학이 얼마나 흥미로운 학문인지,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를 수험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제1회 서울대 인문학캠프가 열린 22일 오전 10시 서울대 인문대학 교수학습개발센터. 강의실 100여 좌석에 예비 수험생이 빼곡히 앉은 가운데 철학과 강진호 교수가 첫 연사로 나섰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강한 강 교수는 “철학적 문제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철학을 전공한다”며 “세계와 인간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가 “철학연구를 ‘직업’으로 삼는 것은 말리겠다”며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영어영문학과 조선정 교수가 ‘문학에 대한 오만과 편견,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소설의 문장을 자세히 뜯어보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문학작품의 매력을 전달했다.

인문학 강의가 낯선지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의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오후에는 학생들이 10명씩 조를 이뤄 재학생과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재학생들과 함께 교정을 둘러보며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참여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동안 서울대는 자연과학대와 공과대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과학캠프를 진행해 왔지만, 인문학캠프를 마련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서울대가 이 같은 캠프를 마련하게 된 것은 인문학이 취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입시기관인 종로학원 하늘교육에 따르면 2005∼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인문계열 학생이 사회탐구영역을 응시하는 비율은 59.10%에서 55.96%로 떨어졌다. 반면 자연계열 학생의 과학탐구영역 응시율은 34.00%에서 38.73%로 올랐다.

캠프에 참석한 양평 양일고등학교 강현진(18)양은 “평소 인문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캠프에 참여하게 됐다”며 “막연했던 인문학이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주 영광고등학교 유상재(18)군은 “주변에서 인문학 전공해서 뭐 하겠냐는 말을 종종 들었다”며 “인문학에 대한 현실적인 얘기를 듣게 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를 준비한 강상진 인문대 기획부학장은 “인문학은 실제로 접했을 때 차이가 있다”며 “인문학을 배우는 교정에서 학생들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 인문학을 이해하고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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