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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라 재산 털어먹은 공기업, 석유공사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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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04 21:44:32 수정 : 2015-01-04 21: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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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의 민낯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석유공사가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사와 계열사인 날(NARL)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사들여 1조3371억원의 손실을 빚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엊그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3000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이 공기업 기관장에게 투자실패의 책임을 물어 민형사상 처벌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방만경영이 얼마나 목불인견 수준이었으면 이런 감사 결과가 나오겠는가.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와 날의 부실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인수를 밀어붙였다. 날을 시장평가가치보다 3133억원이나 더 주고 인수했다고 한다. 이사회 승인을 위해 협상 내용과 다른 사업추진계획까지 보고했다. 이런 주먹구구 경영도 없다.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또 가관이다. 전 임직원에게 LED TV, 노트북, 디지털카메라를 무료로 주는 30억원 규모의 ‘공짜 잔치’를 벌였다. 회계서류까지 조작하며 이런 짓을 저질렀다. 곪아 터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회는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이번 주부터 국정조사특위를 운영한다. 여야는 자원외교의 문제를 낱낱이 따져야 한다. 정략적 이익을 위해 진흙탕 싸움이나 벌여서는 안 된다.

공기업 개혁은 시급한 문제다. 석유공사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대법원은 어제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2억1000만원을 확정했다. 뇌물을 받고 부품 성적표를 조작한 한수원 임직원은 줄줄이 감옥에 가 있다. 40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끌어들여 사업을 하며 얼마나 많은 부조리를 저지르고, 부실을 쌓았을까.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공기업 사업을 전수조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부패는 뿌리 뽑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공기관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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