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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뚫은 이정협, 슈틸리케의 '신데렐라'로 우뚝

입력 : 2014-12-22 13:59:44 수정 : 2014-12-22 13: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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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의 '신데렐라'는 이정협(23·상주)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년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23명)을 발표했다.

이동국(35·전북), 김신욱(26·울산), 김승대(23·포항) 등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누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대체할 것인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월드컵과 유럽리그 경험 등을 두루 갖춘 박주영(29·알샤밥)의 발탁이 유력시됐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대표팀 경험이 전무한 이정협을 이근호(29·엘자이시), 조영철(25·카타르SC) 등과 함게 아시안컵 동행자로 꼽았다.

앞선 제주 전지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소집하기 전까지 상주의 교체용 공격수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정협은 지난해 부산아이파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2년차 선수다. 데뷔 첫 해 2골(27경기 출전)을 넣었고 올 시즌 상무에 입단해 4골(25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이력만 놓고 보면 이정협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프로 경력도 짧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서 본 적도 없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2회 소집됐던 것이 전부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야말로 보배를 찾았다. 부지런히 K리그 현장을 찾던 그는 상주에서 뛰는 이정협을 발견했다. 지난달 29일 경남FC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골을 터뜨린 이정협의 경기력에 큰 감명을 받았고 제주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시켰다.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이정협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깜짝 발탁을 예고한 가운데 강수일(27·포항), 이종호(22·전남), 황의조(22·성남) 등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다.

이정협은 제주 전지훈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21일 자체 평가전에서 1골을 넣은 것을 비롯해 공격진 중 가장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성실한 훈련 태도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은 A매치 경험이 없고 소속팀에서도 선발이 아닌 후보 선수로 뛰고 있지만 K리그 경기와 이번 제주 전지훈련을 통해 그의 실력을 확인했다"며 "대표팀 승선은 선수 본인의 노력과 그라운드 위에서의 태도 및 경기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전술에도 잘 들어맞는 선수다. 186㎝·76㎏의 신체조건을 갖춘 그는 공중볼 장악력이 뛰어나고 스피드, 유연함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 대표팀에는 비슷한 성향의 공격자원이 많다.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필요해서)부상 중인 이동국이나 김신욱의 몸상태를 끝까지 지켜봤지만 아직 회복 단계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부르지 못했다"며 "(이근호, 조영철 등)기존 공격 자원들과 다른 스타일을 찾았다. 전형적인 타깃맨을 원했고 최종적으로 박주영 대신 이정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성실함을 앞세운 이정협이 바늘구멍을 뚫고 A매치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고 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보여야 한다.

슈틸리케의 신데렐라로 이름을 올렸지만 동화는이제 막 시작됐다. 일회성 발탁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시원한 득점포와 함께 유리구두를 신어야 한다. 그래야 해피앤딩이 완성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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