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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수감자 속속 송환… 폐쇄 가시화

입력 : 2014-12-21 19:38:42 수정 : 2014-12-21 19: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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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쿠바 국교 정상화 선언 전후
‘고문과 인권침해의 상징인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아프가니스탄인 4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지난 7일 6명의 수감자가 난민신분으로 우루과이로 이송된 데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다. 이 수용소는 쿠바 최남단에 위치한 테러리스트 수감시설로 각종 고문과 인권유린으로 악명이 높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반세기 만에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선언하면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도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는 테러범 석방이 위험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많다.

미 국방부는 20일 6개 정부기관이 아프간 수감자 4명에 대한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만장일치로 송환을 결정했으며 전날 미 군용기 C-17에 이들을 태워 보냈다고 발표했다. 송환자 중 3명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12년간 구금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환자들은 테러 위험이 낮은 인물들로 본국에 돌아가면 더 이상 수감시설에 수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방부는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노력에 기꺼이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아프간 정부가 송환자들을 관리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는 “9월 취임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 대한 미 정부의 믿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아프간 국적 8명을 포함해 132명만 남았다. 이는 2002년 관타나모 수용소가 처음 문을 연 뒤 가장 적은 숫자로 이 중 64명은 타국으로 인계가 승인된 상황이다.

쿠바 동남부 관타나모만의 미 해군기지에 설치된 관타나모 수용소는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 탈레반 등 테러리스트들을 수감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12년간 8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감됐으며 이 중 상당수는 범죄사실에 대한 명확한 확인 없이 수감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공약을 내세웠다. 공화당의 반대 등으로 적극 추진하지 못했다가 최근 들어 작업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겨우 1명을 석방하는 데 그쳤으나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17명을 본국으로 송환하거나 제3국으로 이송했다. CNN은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 고문보고서가 공개된 것도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몇 주 내로 또 다른 수감자들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석방된 수감자가 다시 테러를 저지른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테러범 수용소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강하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테러범들을 수용하는 타국들은 그들이 다시 테러를 계획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을 송환 조치하는 것은 테러범들을 다시 돌아오도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쿠바와 국교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이 수용소를 폐쇄하고 관타나모 기지를 쿠바와 군사협력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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