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 인터뷰’ 개봉 취소돼 미국 정보당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픽처스를 해킹하는 데 북한이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려 파장이 일고 있다. 영화 해킹 사태가 특정 기업의 보안 문제가 아닌 국가 간 사이버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니픽처스는 북한의 테러 위협 등으로 25일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상영을 전격 취소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자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121국’이 소니사 해킹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대는 한국 정부와 기업 등의 컴퓨터망을 해킹한 전력이 있다. 이 당국자는 소니 해킹 사건에는 과거 미국의 기관이 외부로부터 해킹 공격을 받았을 때와 차원이 다른 파괴적인 기법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화제작사 소니픽처스의 코미디 영화 ‘디 인터뷰’의 한 장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다뤘다. 소니픽처스 제공 |
소니픽처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 영화를 나중에 극장에서 개봉하거나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소니는 올해 성탄절에 미국과 캐나다 개봉을 시작으로 63개국에서 이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영화 소식지인 ‘박스오피스 애널리스트’의 더그 스톤 대표는 7500만∼1억달러(약 826억∼11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됐던 이 영화의 개봉 취소로 소니의 손실액이 4100만∼5500만달러(약 450억∼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의 인권단체 인권재단(HRF)은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함께 한국에서 ‘디 인터뷰’ DVD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워 보낼 계획이라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전했다. 토르 할보슨 HRF 대표는 17일 “(DVD 살포는) 자유로운 사회의 인권단체로서 행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일은 전체주의 정권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RF가 자금을 지원하고 자유북한운동연합이 DVD 살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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