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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가 아이템 구매 부추기는 온라인게임

입력 : 2014-12-19 06:00:00 수정 : 2014-12-19 11: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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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아이템 구매 이벤트
고액 지출 유도 사행성 논란
가족 계정 등 이용 불법 참여
月50만원 한도 규정 유명무실
“50만원도 큰돈인데 실제로는 수백만원을 쓰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이건 명백히 ‘사행성 게임’입니다.”

직장인 최모씨는 18일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MMORPG) ‘리니지’의 이벤트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초창기부터 게임을 즐겼다는 그는 “초반에는 이렇게까지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임이 아니었다”며 “점점 더 큰 돈을 들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게임이 됐는데 이번에는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고가의 게임 아이템을 뽑을 수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고액의 지출을 종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사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리니지 홈페이지

문제가 된 이벤트는 11월부터 31일까지 리니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금빛&은빛 선물’이다. 이 행사는 리니지의 아이템 구매 사이트인 ‘리니지N샵’에서 5만원 이상을 구매할 시 쿠폰을 지급하는 형태로, 5만∼20만원대 구매 고객에게는 ‘은빛 큐브’를, 30만∼5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금빛 큐브’를 준다.

금빛 큐브를 사용하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는 금빛 큐브를 얻는다고 해도 원하는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뽑기 성공을 위해 수백만원의 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에 대해 “이벤트는 구매고객에 대한 감사 차원으로 마련한 것으로 이용자가 스스로 판단해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게임에 과도하게 돈을 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계정에 월 50만원 이상 결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불법이지만 가족이나 친구들의 계정을 추가로 개설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 많게는 수백만원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날 리니지 온라인 게시판에는 ‘금빛 이벤트 안 한다’, ‘게임 그만하겠다’ 등의 제목을 단 불만 게시글이 수백건 이어졌다. ‘요즘 리니지’라는 제목의 글에는 ‘갈수록 캐쉬질(돈으로 아이템을 사는 것)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게임이 된 리니지. 당신들은 지금 이게 재미있나?’라며 이벤트를 비판했다. 일부 사용자는 “아이템을 내놓고 게임을 수월하게 하도록 한 뒤 다시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아이템을 사지 않고는 게임을 할 수 없는데, (아이템 구매를) 이용자의 선택이라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사행성 논란에도 관련 기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용자의 상황이 모두 달라서 특정 이용자를 기준으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면서 “‘사행심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는 수준에 대해 고민한 뒤 기업의 정당한 기업활동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에서 자제를 당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는 1997년 서비스를 시작, 이듬해 9월 유료 전환됐으며 현재 월 이용료는 약 3만원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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