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매매가 1593만원 보다 낮아
‘전세 난민’ 내 집 마련 탈출구로 각광 연일 고공행진 중인 서울 전셋값의 반사효과로 강북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분양가가 서울 평균 매매가인 3.3㎡당 1593만원(8일 국민은행 시세 기준)보다 낮은 미분양 아파트는 전세 난민의 ‘내 집 마련’ 탈출구로 선호도가 높다.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도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지난 10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1만9719가구로 4개월 연속 줄었다.
업계에서는 수요자가 이처럼 미분양 물량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 올해보다 암울한 내년 서울 전세 전망을 들고 있다. 무엇보다 강남권 등의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2만가구 넘게 예고된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서울에서 입주 예정 아파트는 올해에 비해 43%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10월 3.3㎡당 평균 1440만원대로 강북구 미아동에 분양한 ‘꿈의 숲 롯데캐슬’ 역시 순위 내 마감은 물론, 1주일 만에 85%가 계약돼 완전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아 4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지하 3∼지상 15층, 11개동, 전용면적 84∼104㎡ 총 615가구인데 이 중 30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렸다. 일부 가구는 3.5베이 평면설계, 테라스하우스가 적용됐다.
지난 6월 청약 때는 순위 내 마감을 못했지만 하반기 들어 미분양 소진에 가속도가 붙은 단지도 눈에 띈다.
김윤배 SK건설 소장은 “분양가가 서울 평균 매매가보다 낮은 강북 주거 밀집지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전셋값에 밀려 내 집 마련에 나섰지만 서울권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인(in) 서울’ 수요자가 인근은 물론이고 먼데서도 찾아와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한화건설은 성북구 정릉동에 ‘정릉 꿈에 그린’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정릉 10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0층, 8개동, 전용면적 52∼109㎡ 349가구로, 14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200만원 중반대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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