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S 스토리] ‘큰 손’ 유커 내수 촉진 한 축… 쇼핑 위주 관광 만족도 낮아

관련이슈 S 스토리

입력 : 2014-11-29 06:00:00 수정 : 2014-11-29 10:38: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중국인 관광객 600만 시대 명암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다. 중국 국가여유(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중국인 9818만명 가운데 433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사실상 중국 영토인 홍콩·마카오(6553만명)를 제외하면 개별국가로는 한국이 1위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왕성한 씀씀이를 자랑하며 한국의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유커의 한국관광 실태를 분석해 보면 우려스런 대목이 적지 않다. 쇼핑관광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정부 정책과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관광 목적지가 서울과 제주도에 집중돼 추가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엔저(엔화 약세)에 힘입어 최근 일본을 찾는 유커가 급증하는 점도 한국 관광 시장에는 우려스런 대목이다.


◆내수의 한 축 담당하는 유커


유커는 ‘큰손’이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의 하루 평균 지출액은 379달러로 전체 외래관광객(290달러)보다 89달러가 많았다. 이에 따라 1회 방문의 총 지출비용도 2271달러로 전체 외래관광객(1648달러)보다 623달러를 더 썼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커의 총지출이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미친 생산유발 효과는 13조3717억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해 유커 덕분에 우리나라에 생겨난 일자리가 24만798개에 달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7개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에서 작년 한 해 늘어난 일자리 숫자의 4배에 가깝다. 유커가 600만명에 이르는 올해는 30만개가 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수지도 올 9월 한 달 28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전적으로 유커 덕분이다. 올해 외국인 카드 사용액도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52.8%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 만족도는 낮아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국 관광 시장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인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지난해 말 현재 5점 만점에 4.11로 전년 같은 기간 4.14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전체 평균 만족도인 4.15에도 미치지 못했고, 영어 사용 국가인 캐나다·미국·영국·호주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졌다. 재방문 의사도 낮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관광목적 한국 재방문 의사가 있는 방한 중국인은 3.95에 불과했다. 만점은 5점으로, 이는 전체 외래관광객 평균(4.07)보다 낮다.

중국 현지의 반응도 한국에서의 조사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은 쇼핑 위주 일정, 불편한 의사소통, 가이드 자질 부족, 복잡한 세금 환급 절차 등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자신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차별적인 대우다. 한 여행사 간부는 “한국인들이 중국인을 차별대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특히 제주도에서 심각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쇼핑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것은 여러 면에서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환율 변동이나 중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유커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 밀려들던 일본 관광객이 자국 경기 변동으로 급감했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전 세계가 유커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한·중과 근접한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관광 분야에서 한국의 대체적 성격이 강한 일본에 엔저로 인해 올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유커가 무려 80.3%가 늘어난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문화관광, 지방관광 활성화해야

쇼핑관광으로는 얼마나 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만큼 다양한 문화·체험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중국인들의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유교와 불교 문화유산을 적극 활용하고, 체류일수와 씀씀이를 늘리기 위해 의료관광·크루즈 같은 고부가가치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서울과 제주도 편중에서 벗어나 특색 있는 지방문화를 체험하는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많다.

택시 바가지 요금과 저질상품 강매 근절과 함께 중국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호텔 확충 등 관광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양국 간 항공운항 편수와 노선을 확대하는 등 교통 인프라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웨딩 촬영과 레저여행과 같은 다양한 틈새 프로그램 발굴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시 B여행사 시장부 총책임자 궈(郭)모씨도 “문화관광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며 “지방 중소도시에 중국어 안내판을 늘리고 제대로 교육받은 가이드를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창억 기자·베이징=신동주 특파원 danie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