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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도 쉰에도 '잔치'는 계속된다, 쭈욱∼

입력 : 2014-11-28 17:40:48 수정 : 2014-11-28 17: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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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박경희 지음/고려문화사/1만5000원
기자가 막 40세가 된 2013년 봄 전북 고창으로 떠나는 어느 단체의 문학기행을 동행취재한 적이 있다. 버스 안에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올해 들어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오니 마음이 착잡하다”는 기자의 말에 어느 여성이 코웃음을 쳤다. “5학년이 되면 4학년 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깨달을 거야.”

50세. 한 세기가 100년이라면 반(半)세기에 해당하는 긴 세월이다. 50대가 되면 대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2006년 ‘여자 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저자가 지천명을 맞은 느낌은 어떨까.

“늘 목욕을 같이 다니던 친구가 ‘생리 중이라 목욕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했을 때 이상하게도 왠지 부러웠다. 마치 태어나 단 한 번도 생리라는 걸 해보지 못한 여자처럼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 그때부터 나는 딱 한 번만 생리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농담 반 진담으로 하곤 했다.”

남자들은 절대 맛볼 수 없는 감정이다. 여자가 더 이상 생리를 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폐경’ 대신 완성한다는 뜻의 ‘완경’이란 말을 쓰자는 저자의 제안은 이색적이고 신선하다.

“이 땅에 와서 너의 자궁이 이룬 업적은 대단하고 대단해. 이제 정말 편안히 쉬어도 돼. 폐경이 완경이라는 말을 받아들이며 살자.”

서른만 돼도 잔치가 끝난 것처럼 비관하는 젊은이들한테 책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 때문에 더욱 그렇다. “중년 이후의 삶이야말로 즐길 거리가 많다.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가고, 취미 생활도 하고 운동도 하다 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저자의 충고를 인생 2막을 멋지게 열고 싶은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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