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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16 개량’ BAE서 록히드로 선회… 무기사업 엉터리 안보부실 부른다

입력 : 2014-11-28 06:00:00 수정 : 2014-11-28 0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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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교체 곧 공식협상
BAE에 건넨 입찰보증금
620억원 고스란히 날릴듯
정부가 1조7500억원대의 예산이 소요되는 KF-16 전투기 성능개량사업 계약자를 BAE시스템스에서 록히드마틴으로 바꾸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업체 봐주기 논란 끝에 기종이 뒤바뀐 차기전투기(F-X)사업의 재판(再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27일 “백윤형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 관계자 10여명을 만나 록히드마틴이 KF-16 성능개량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제안서(LOA·letter of offer and acceptance)를 뽑아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록히드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고, 미 정부도 중립적 입장을 취하긴 했으나 록히드와 협의를 해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내달 초 재방문해 사업자 변경에 따른 본격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방사청이 KF-16 성능개량사업의 좌초를 막기 위해 최초 사업 계약자인 BAE시스템스 미국법인에서 F-16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으로의 업체 변경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방사청은 이번 방문에서 록히드 측에 총사업비 1조7500억원 내에서 KF-16 전투기 성능개량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2년 록히드는 BAE와 KF-16 성능개량사업 수주경쟁을 벌일 당시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록히드는 대만 정부가 발주한 140여대의 F-16 성능개량사업을 따낸 뒤 성능개량에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 우리 측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할 뜻을 비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F-16 성능개량은 공군이 운용하는 KF-16 전투기 134대의 레이더와 컴퓨터, 무장체계 등을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2012년 7월 방사청은 입찰에 참여한 BAE시스템스 미국법인을 사업자로 최종 선정했지만, 최근 미 정부와 BAE시스템스가 위험 관리와 사업 지연을 이유로 각각 5000억원,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에 방사청은 BAE 측의 불성실한 계약 이행을 문제 삼아 업체 교체를 검토해왔다.

현재 BAE시스템스는 “입찰보증금(6114만9000달러·620억여원)을 한국 정부에 지급할 수 없다”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성능개량사업은 국내에서 계약한 것으로 미국 법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며 “보증금을 받을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군은 이미 2대의 KF-16 전투기를 미국 텍사스에 있는 BAE시스템스 공장에 보내 개량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른 비용 600억원가량이 BAE 측에 전달돼 사업자 변경이 확정되면 이 돈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비리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이 방사청의 무기획득 사업관리가 엉망이란 점”이라며 “사업자를 변경하더라도 방사청의 무리한 저가입찰 방식이 화를 부른 만큼 당시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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