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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추악한 본성 추적·고발 ‘공감대’

입력 : 2014-11-27 00:35:01 수정 : 2014-11-27 00: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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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힐 원작 소설 영화화 ‘혼스’ 리뷰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했던 메린(주노 템플)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알리바이가 없던 이그(대니얼 래드클리프)는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 받게 된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지만 사람들의 의심과 경멸 속에 절망만 남은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머리에 죄의 상징과도 같은 뿔이 돋아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놀라움도 잠시, 자신의 뿔을 마주한 인간들이 그들의 잔혹한 본성과 추악한 진실을 숨김없이 드러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 저주받은 능력을 통해 연인을 죽인 진짜 살인범을 찾기 시작한다. 

‘혼스’는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뿔로 연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판타지 영화다.
‘혼스’는 진실추적극이다. 영화는 진범을 찾아내려는 이그의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파격적인 전개 방식을 택한다. 특히, 범인을 쫓기 시작한 이그의 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원작 소설 ‘뿔’의 노스탤지어 가득한 성장 이야기와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객석의 공감대를 넓혀 나간다. 이그가 추구하는 자기 구원의 가장 큰 동기는 사랑이다. 하지만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악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누명을 벗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된다. 사람들이 속죄할 때마다 진실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가는 그는 결국 인간들의 추악한 본성에 대해 알게 된다.

알렉상드르 아자 감독은 조 힐의 원작 소설을 읽고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풍자가 다양한 형태로 녹아있는 점이 신선해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사랑 이야기와 인간 본성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혼합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힘과 금기를 깨는 범죄, 이 두 가지를 주제로 삼아 현대 사회가 정의내린 ‘정상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 재차 확인시켜 준다. 현대인의 이중성에 관해 따져 묻는다.

한국 팬들에게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아직도 ‘헤리포터’ 시리즈의 귀여운 꼬마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해리포터’ 이후 크고 작은 영화는 물론 연극 무대에 오르며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미스터리 스릴러 ‘우먼 인 블랙’에서는 아내를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이자 마을의 실체를 파헤치는 변호사로 나왔고, 연극 ‘에쿠우스’에서는 누드 연기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연을 펼쳤다.

미스터리, 드라마, 로맨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도전해온 그의 행보는 이번 ‘혼스’에서 방점을 찍는다. 뿔 돋은 모습으로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이는가 하면,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통해 절망과 좌절을 표출했다. 처음엔 혼란스럽다가 점차 극으로 치닫는 분노를 느끼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감각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소화해 냈다. 대니얼 래드클리프, 그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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