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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인공처럼… 부유하는 이미지속의 현대인

입력 : 2014-11-25 21:21:02 수정 : 2014-11-25 21: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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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마우스 작가 이동기 작품전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다. 반쯤 마신 와인에서 암시되듯이 그녀는 방금 전까지 근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에게 행복은 오래 허락되지 않는 듯 보인다. 위선적인 느낌의 분홍빛 휴대전화를 손에 쥔 그녀의 표정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다. 무언가가 엇나가기 시작했고 그녀의 행복은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듯한’ 이 장면은 드라마 속의 상투적인 장면이다. 아토마우스 작가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이동기 작가가 2012년부터 시도한 ‘드라마’ 시리즈다. TV 드라마의 한 장면을 그대로 화폭으로 옮겨 온 것이다. ‘이 시대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된 ‘오늘날의 이미지’란 결국 이런 상태이지 않는가?”

그는 자신의 작업 키워드를 ‘무중력’이라 했다. “어떤 특정한 무엇이라 할 수 없는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속에 사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내 작업이다.” 그래서 그는 아토마우스로 상징되는 팝아트작가로만 규정되는 것이 싫다. 이미지 조합 실험과 추상 작품도 선보이는 이유다. 빈 캔버스를 전시장에 내걸기도 한다.

“그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숭고함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추상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고급과 저급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진 ‘이미지 아노미’ 시대를 드러내려는 몸짓으로 보인다. 12월28일까지 갤러리 현대. (02)2287-3500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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