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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오의디지털세상] 디지털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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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4 21:13:23 수정 : 2014-11-24 2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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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란 살이 찌지 않도록 먹는 것을 제한하는 일을 말한다. 인류에게 먹을 것이 풍부해진 것은 수백만년의 역사 가운데 최근 몇 백년 전부터라 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1980년대가 넘어서면서 다이어트의 필요성이 조금씩 증대하기 시작했다. 우리 주변에서 기름진 음식과 영양가가 많은 음식을 너무나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지만 차량, 엘리베이터 등 여러 문명의 도구로 인해 운동량은 부족하게 돼 비만한 사람이 늘어나게 됐고 결국은 건강을 해치게 됐다.

지금 우리 주변엔 디지털 먹거리가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재밋거리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지만 사고의 깊이는 점점 낮아지고 빠른 재미를 추구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디지털 비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은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디지털 문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인간이 깊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를 멀리해 뇌를 적절히 비우고 쉬게 한 후 깊은 사고가 가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한 음식문화 슬로 푸드(Slow Food)와 같이 건강한 생활문화로 슬로 싱킹(Slow Thinking)이 필요한 것이다.

구글의 수석 마케팅 매니저이면서 언론인인 대니얼 시버그는 ‘디지털 다이어트’라고 하는 책에서 디지털에 함몰되지 않은, 진짜 스마트한 삶을 살아가는 지침으로, 현명한 디지털 습관을 제시했다. 현대인은 스마트폰의 노예가 돼 살고 있으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로부터 독립된 삶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는 물론 이동하는 순간에도, 교실이나 병원에서도, 화장실이나 목욕 중에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 우리는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디지털 기기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한국의 의사들은 이미 5년 전에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주의력 결핍, 기억력 감소, 감수성 약화를 겪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이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성인의 경우도 스마트폰에 많은 것을 의존하면서 디지털 치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으며 실제 치매로 발전하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도 수십개를 기억하고 두뇌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지만 스마트폰의 편리한 기능에 의존하다보니 머리를 쓸 기회가 줄어들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불면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어두우면 자고 날이 밝으면 일어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지만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면서 우리의 생체 리듬을 나쁘게 만든 탓이다. 특히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의 밝은 빛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눈과 두뇌에 나쁜 영향을 주어 잠의 질을 더욱 나쁘게 만들게 된다. 여행 중에 시계, 전화, 카메라 등 모든 디지털 기기를 쓰지 않는 디지털 다이어트 여행상품이나 모든 디지털 기기를 꺼야 하는 디지털 다이어트 호텔 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젠 스마트폰을 잠시 끄고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느리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디지털 다이어트를 하자.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하고 유익한 정보 즉 웰빙 디지털 음식만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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