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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의청심청담] 장단반도에 ‘제5 유엔’, 동아시아 중심국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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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4 21:11:51 수정 : 2014-11-24 2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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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정치인도 설립 지지
한민족 자부심 깨울 절호의 기회
한국인이면 누구나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통일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어느 방안이 가장 효과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획기적인 방안과 국민적 공감대가 미흡한 형편이다.

한반도에 전쟁 재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소통하고 공동 발전하면서 또한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최근 통일과 관련하여 냉전시대의 마지막 유물인 비무장지대(DMZ) 인근 장단반도에 제5 유엔을 설립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장단반도 제5 유엔 설립은 아시아에서는 아직 유엔지부가 설립되지 않았고,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에 유엔이 없다는 점에서 ‘아시아 차별’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유엔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또한 세계사적으로도 냉전시대를 청산하는 의미와 남북통일의 기반 확충과 세계평화를 달성한다는 의미에서 장단반도 유엔 설립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제5 유엔 설립은 유엔 차원에서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날 유엔 활동은 사무국 차원에서보다는 비정부기구(NGO)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NGO는 유엔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는데 이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는 지난 10월31일 ‘제네바 비정부기구 회의(Geneva Track Ⅱ Conference Series)’에서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대화와 이해의 역할’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바로 한국의 DMZ에 유엔을 설립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요지는 기존의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조성키로 된 ‘평화공원’을 확대하여 유엔지부 설립을 포함한 유엔평화복합단지(UPC·UN Peace Complex)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달성하면서 경제적 효과도 거두는 생산적인 방안이라는 것이었다.

장단반도 제5 유엔 사업에 대해서는 유럽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정치인·군축전문가·여러 관계자들도 한목소리로 지지를 보냈다. 제네바 유엔 사무국장인 미샤엘 묄레르, 유럽평화회(CoE) 전 사무총장 발터 슈비머, 러시아 대사 알렉시 보로돕킨, 스위스 연방의회의원 이브 니데거, 네덜란드 전 국방장관 빔 판에이켈런 등도 지지발언을 했다.

무엇보다도 이 회의는 유엔 비정부기구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그동안 비정부기구로서 괄목할 만한 활동을 펼쳐온 천주평화연합(UPF)과 세계여성연합(WFWP)이 이 회의를 조직했으며, 세계일보, 경기도 등 5개 기관단체가 참가했다.

DMZ에 유엔을 건립하는 것은 우선 유엔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이 전쟁을 할 수 없다는 데에 주안점이 있다. 유엔 직원(상주인구)을 비롯하여 세계인의 발걸음(여행인구)이 빈번한 곳에서 전쟁을 도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엔 건립을 위해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면서 실질적인 대화를 하고, 공동사업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서 한반도에 유엔을 유치함으로써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요긴하다. 이렇게 되면 세계인의 눈이 두려워서라도 전쟁을 도발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저절로 세계평화 무드와 함께 남북통일도 점차 가까워지게 된다는 취지이다.

현재 유엔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케냐 나이로비에 유엔 사무국이 있지만 아시아에는 아직 사무국이 없는 형편이다. 제5 유엔은 한국의 남북통일과 함께 아시아 중심국의 꿈을 동시에 영글게 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프로젝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도 재임 중에 유엔지부를 선물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조국에의 기여는 없을 것이다.

장단반도의 유엔프로젝트는 한민족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한편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도 획기적인 파급 효과를 거둘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하다. 이 일대는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개발되지 않은 넓은 땅과 함께 한강, 임진강, 한탄강, 사천강 등 4개의 강이 흘러들어올 뿐 아니라 철새의 도래지, 빼어난 자연경관, 그리고 DMZ 자체가 세계인의 관광 포인트가 된다.

이 일대에 매장된 수많은 양의 강모래는 유엔 사업을 도모하고도 남을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가까이 있으며, 또 지척에 인천공항도 있다. 통일 한반도의 수도로 개발하는 데도 손색이 없을 주위 경관을 갖추고 있는 교통요지(한·중·일의 중간지점)이며, 개발하기에 따라서는 상전벽해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박정진 객원논설위원·문화평론가
장단반도는 예로부터 삼선산(三仙山)으로 불리면서 풍수전문가들에 의해 주목을 받아온 곳이다. ‘아홉 마리 용이 여의주를 두고 경쟁하는 산’이라는 ‘구룡쟁주(九龍爭珠) 세운풍수(世運風水)’ 터이며, ‘목마른 용이 물을 먹고, 금 거북이 먹을 것을 타고 난 자리’라는 ‘갈용음수(渴龍飮水) 금귀득식(金龜得食)’의 터라고 말해왔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장단반도 일대는 마치 한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국인데 그 여의주 자리가 바로 장단반도이다. 4개의 강은 충분한 물을 제공하고 있다. 장단반도를 한반도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멀리 동해 강원도 금강산과 설악산에서 출발한 거대한 산맥이 이곳 송악산과 소요산 일대에서 서해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조선조 중중 때 좌승지를 지낸 황성신(黃省身)은 이곳 장단면 석곡리 구룡동에 낙향하여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기면서 후학을 길렀는데 정자의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환정(不換亭)’이라고 하였다. ‘불환’이란 중심을 의미한다. 그 옛날 이미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이 되는 것을 알았던 것일까.

박정진 객원논설위원·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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