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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 25번 복수정답 인정, 수험생 대혼란

입력 : 2014-11-24 11:26:37 수정 : 2014-11-24 14: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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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생명과학Ⅱ와 영어 복수정답 인정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논란을 빚었던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 25번 문항이 복수정답 처리됐다.

복수정답 처리로 4000여명이 등급이 상승하는 반면 3000여명이 하락하게 돼 대학입시를 놓고 수험생들이 일대 혼란을 겪게 됐다. 

2년 연속 수능 정답오류 사태에 책임을 지고 김성훈 한국요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했으며  교육부는 내년 3월까지 수능 출제체제를 근본적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복수정답 인정으로 평가원은 수능이 도입된 1994년 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출제 오류, 2개 문항에서 출제 오류란 '불명예'를 얻었다.

역대 출제 오류를 보면 2004학년도 언어영역 17번 문항이 처음으로 복수정답으로 인정받았고, 이후 2008학년도 물리Ⅱ 11번 문항, 2010학년도 지구과학 19번 문항,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이 복수정답 또는 모두 정답 처리가 됐다.

24일 오전 11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능 정답 확정 및 이의신청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김 원장이 단독 브리핑할 예정 있었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전날 오후 뒤늦게 황 부총리도 참여하는 것으로 방향이 선회됐다.

◆생명과학Ⅱ 8번은 자문끝에 복수정답 인정

평가원에 따르면 마감시한인 지난 17일 오후 6시까지 자체 홈페이지에 접수된 이의 신청은 1338건이었다.

문제·정답과 관련없는 의견 개진, 취소, 중복 등을 제외한 실제 심사대상은 131개 문항, 1105건이었다.

평가원은 학회 자문과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의 심사 등 절차를 거쳐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는 '4번' 외에 '2번'도 정답으로 판정했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고 있으며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유형이다.

일부 수험생과 전문가들은 "선택지 'ㄱ'에서 'RNA 중합 효소는 그림 ㉠에 결합한다' 라는 표현은 RNA 중합 효소가 최초로 프로모터에 붙는 것을 의미한다"며 "RNA 중합 효소는 프로모터에 결합하는 것이지 조절 유전자에 결합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RNA 중합 효소가 조절 유전자에 결합한다는 내용은 교과서에 제시돼 있지 않아 교육과정을 벗어난다"는 논리도 폈다.

이에 평가원은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미생물학회, 한국생물교육학회 등 3개 전문학회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교육과정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표현상의 문제 등으로 여러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기에 '2번'과 '4번' 모두를 정답으로 봐야 한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영어 영역 25번 문항은 4번외 5번도 정답

영어 25번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12~17세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를 통해 틀린 예시를 찾는 유형이다.

평가원은 '2012년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고 풀이한 '4'번을 정답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퍼센트포인트를 포인트라고 통계 용어를 잘못 쓴 '5번'도 정답으로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평가원은 "출제에 참여치 않은 통계학 교수, 통계청 실무자 등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한 이의심사실무위를 통해 퍼센트는 백분율을 나타내는 반면 퍼센트포인트는 백분율 간의 차이를 나타내기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퍼센트는 기준량을 100으로 보았을 때 비교하는 양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인 반면 퍼센트포인트는 이러한 퍼센트간의 차이를 표현한 것으로 양자는 엄연히 다르다.

통계청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는 간단한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다"며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이의 접수 문항은 모두 131개

평가원은 이의접수된 131개 문항에 대한 심사결과와 함께 수험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란이 제기된 11개 문항에 대해서는 상세 답변을 홈페이지(www.kice.re.kr)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 내년 3월까지 수능출제 체제 개편

교육부는 내년 3월까지 수능 출제체제의 근본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오류 문제 책임 소재 및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가칭 수능 출제 및 운영체제개선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교육계 인사는 물론 법조인 등 다양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수능 출제·운영 시스템을 진단하고 문제점과 원인을 짚어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출제·검토 위원의 인적 구성, 교수·교사 비율 및 역할, 문항 출제·검토 절차 등의 합리적 시스템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 위원회를 꾸려 현장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 최종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확정된 수능 개선방안은 비슷한 시기 공개되는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되며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본격 적용된다.

◆복수정답으로 등급상승 또는 하락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이번 복수정답 처리로 생명과학Ⅱ 수험생들의 성적이 기존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으로 채점했을 때와 비교해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복수정답이 인정된 ②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성적은 오르고,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인 ④번이나 오답을 고른 수험생들의 성적은 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④번을 맞춘 학생보다 ②번을 고른 수험생들이 월등히 많아 복수정답 처리에 따른 평균점수가 1.3점가량 오르고, 1∼2등급의 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기준으로 2점 상승하기 때문이다.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④번과 ②번의 응답률을 보면 메가스터디 11%, 74%, 유웨이중앙교육 10%, 63%, 이투스청솔 12%, 66% 등 ②번 응답률이 ④번보다 5∼6배 높다.

평균이 오르면 기존 정답자와 복수정답 이외 오답을 쓴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등급이 떨어진다.

복수정답 인정을 받게 된 ②번을 고른 수험생들은 원점수 상승으로 표준점수와 등급이 오르게 된다.

유웨이중앙교육은 등급이 상승하는 수험생이 3600여명, 등급 하락 인원은 1700여명으로 추정했다.

이투스청솔은 등급 상승은 4000여명, 등급 하락 3000여명으로 예상했다.

생명과학Ⅱ는 주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어서 이번 복수정답 인정으로 상위권 이과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수학만점자가 4%나 돼 과학탐구 성적에서 상위권의 당락이 판가름나는 상황에서 복수정답 처리로 생명과학Ⅱ의 표준점수가 낮아지면 변별력이 약해진다.

영어 25번 문항에 대한 기존 정답 ④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많아 복수정답 인정에 따른 성적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복수정답 처리를 했을 때 영어의 전체 평균은 0.1점 상승하는 데 그쳐 전반적인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미세한 점수 구간에서는 0.1점 차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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