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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강등 위기 속에서 일군 ‘기적의 우승’

입력 : 2014-11-23 23:24:13 수정 : 2014-11-24 0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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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승부차기 끝 FA컵 안아, 통산 3번째… ACL 진출권 따내
“1%의 가능성을 현실로 이뤘다”
‘선방쇼’ GK 박준혁 MVP 영예, 김학범 감독 “시민구단 발전 계기”
“1%의 가능성을 현실로.”

프로축구 성남FC가 FC서울을 꺾고 통산 세 번째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성남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골키퍼 박준혁이 승부차기에서 2개의 슈팅을 막아내며 선방쇼를 펼친 덕이었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2011년 성남 일화 시절 FA컵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1999년, 2011년 우승에 이어 통산 세번째다. FA컵에서 우승한 성남은 상금 2억원과 함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까지 따냈다.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한 성남 골키퍼 박준혁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골키퍼가 MVP에 뽑힌 것은 2009년 대회 MVP 이운재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서울은 1998년 이후 16년 만에 FA컵 정상을 노렸지만 경기 내내 공세를 취하고도 승부차기에서 패해 눈물을 흘렸다. 후반 36분 김진규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골대 불운’이 특히 아쉬웠다. 또 내년 ACL 진출권 확보를 위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여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승부차기를 예감한 서울은 연장 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김용대 대신 승부차기에 강한 유상훈으로 골키퍼를 교체했다. 성남 역시 연장 후반 경기 종료 1분 전 선발 골키퍼 박준혁을 빼고 전상욱을 들여보낼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기 종료 시간이 다 되도록 볼이 아웃되지 않아 전상욱은 교체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볼을 점유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백 패스로 경기를 지연시키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고, 결국 서울은 연장 종료 막판까지 볼을 돌리며 성남의 골키퍼 교체를 막아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성남에 미소지었다. 오히려 골키퍼 교체에 실패한 성남의 박준혁이 서울의 첫 키커 오스마르와 세 번째 키커 몰리나의 슈팅을 막아내 4-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사실 경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서울의 우승을 점쳤다. 서울은 성남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섰고 ACL 우승과 K리그 클래식 우승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남은 우승컵은 FA컵 하나라 동기부여도 충분했다. 김학범 성남 감독조차 경기를 앞두고 “99%의 사람들이 서울이 우승할 것이라 예상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반면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권(11위)에 머무는 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 감독이 세 차례나 바뀌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의 가능성을 믿고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은 경기 후 “우승은 다 좋지만 이번에는 남다르다”고 운을 뗀 뒤 “시민구단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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