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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신월터널서 멈춰선 무궁화호, 견인 열차가 들이받아

입력 : 2014-11-23 19:52:31 수정 : 2014-11-23 22: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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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60여명 6시간 동안 터널에 고립
“터널 내에서 멈춰 선 열차의 객차에 서 있다가 갑자기 ‘꽝∼’하는 굉음과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어요. 암흑 속에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어요.”

지난 22일 오후 6시2분쯤 승객 166명을 태운 채 달리다 멈춰선 정선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 내부에서였다. 동료와 함께 정선 5일장을 찾았다가 열차에 올랐던 오모(46·경기 수원)씨는 “열차가 정선역을 출발한 지 5분여 만에 멈췄다”며 “한참 뒤에 구조 열차와 연결 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 직후 ‘꽝∼’하는 굉음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객차는 터널 내에 멈춰 선 탓에 충돌 사고 직후 암흑으로 변했고 곳곳에서 신음이 터져 나와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고 오씨는 전했다.

23일 코레일과 정선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22일 오후 5시30분쯤 승객 166명을 태우고 정선 아우라지역을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가 신월터널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출력을 낮추자 얼어붙은 선로를 오르지 못해 헛바퀴가 돌면서 멈춰 섰다.

코레일은 사고가 나자 곧바로 정차한 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다른 기관차를 보냈지만, 사고 열차와 연결 과정에서 미끄러져 승객들이 타고 있던 사고열차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승객 28명이 넘어지거나 다쳤으며 14명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 충돌사고 여파로 인해 오후 7시40분쯤 열차 내 전기 공급이 끊겨 승객들이 30여분 동안 추위와 불안에 떨기도 했다. 승객들은 6시간여 만인 이날 자정이 다 되서야 귀가할 수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정선역에서 민둥산역 방면으로 5㎞쯤 떨어진 산악지역이어서 119구급차 등 구조인력의 접근이 쉽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승객들은 열차 안에서 오도 가도 못하다 뒤늦게 귀가 조치되는 불편을 겪었다.

사고 열차에 남아 있던 승객 152명은 사고 발생 5시간30여분 동안 불편을 겪다가 11시40분쯤에야 버스편으로 귀가했다. 일부 승객들은 코레일 측이 사고 후 열차 견인에만 치중해 승객 후송이 늦어지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코레일은 사고 현장에 구조 기관차 3대를 투입해 7시간40여분 만인 23일 오전 1시40분쯤 사고열차를 정선 민둥산역으로 견인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선로가 내린 비로 얼어붙으면서 열차가 멈춰 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에게 전액 환불했으며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등을 찾아내기 위해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정선=박연직 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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