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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왜 자는 방식이 다를까

입력 : 2014-11-21 19:27:36 수정 : 2016-06-29 11: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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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랜들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1만6000원
잠의 사생활/데이비드 랜들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1만6000원

1865년 독일 화학자 아우구스트 케쿨레는 산업용 용매인 벤젠의 분자구조를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 당시 벤젠의 분자구조는 공학자와 과학자 사이에서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케쿨레는 뱀이 자기 꼬리를 삼키는 꿈을 꾸다가 깨어났다. 침대에 누운 채 그는 벤젠의 분자구조가 뱀처럼 고리를 이룬 육각형일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이 발견은 독일 산업 발전의 중대한 진전을 이끌었고, 케쿨레는 귀족작위까지 받았다.

신간 ‘잠의 사생활’은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비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잠의 세계를 조명하며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한다. 잠은 뇌의 근육을 스트레칭한 것처럼 기억을 확장시키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며 제시한 사례다.

수석기자인 저자는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으로 고생하다 결국에는 자신의 몽유병 치료를 위해 스스로 잠을 파헤친 연구에 대한 고찰에 나선다.

그 결과물이 이 책으로 왜 잠을 자는지, 왜 꿈을 꾸는지, 왜 아이를 재우는 게 어려운지, 왜 남자와 여자는 자는 방식이 다른지 등 잠과 관련된 다양한 의문에 답하고 있다.

잠 잘 자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시작된 저자의 탐색은 수면의학, 인지과학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 문화 심리학까지 광범위하게 넘나든다. 그래서 신비한 잠의 세계에 대한 입문서 성격을 띠는 이 책에는 흥미롭고 진기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근대 이전 유럽에서는 하룻밤에 잠을 두 번으로 나눠서 잤다. 해가 지면 자정 무렵까지 첫 번째 잠을 잤고, 한 시간 정도 깨어 있다가 다시 아침까지 두 번째 잠을 잤다.

16세기 프랑스의 한 의사는 다산의 배경으로 이 같은 분할수면을 꼽기도 했다. 잠에 대한 연구는 기업이나 학교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청소년은 잠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오전 8시까지도 체내에 상당량 많아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미국 학교에서는 이른 수업시간은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등교 시간을 늦췄다. 그 결과 학업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어젯밤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12장 ‘온전한 잠에 이르는 길’부터 읽어도 좋겠다.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한 최근의 연구 결과를 잘 정리해 놓았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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