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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공기업 부채감축 앞장 이재영 LH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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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8 19:42:52 수정 : 2014-11-20 13: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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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잡으려면 공급 늘려야… 장기 임대주택 확대 역점"
“공급이 안 되면 백약이 무효다.” 지금의 전월세 문제를 바라보는 이재영(57) LH 사장의 진단은 명확하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지만 수요는 전세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이 따라주지 않으면 지금의 전셋값 고공행진과 전세난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는 18일 “서민 주거 안정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공에서 지속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장기임대주택 비율은 현재 5% 수준인데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H는 공공임대주택 리츠 등 민간과 협력해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사업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LH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말까지 LH에서는 영구·국민임대, 매입·전세임대 등 총 75만1000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해 189만명의 주거 안정에 기여했다. 또 시세 7대비 저렴한 임대료 부과를 통해 입주민에게 연간 1조6000억원 이상의 주거편익을 제공한다. 올해에는 정부의 보편적 주거복지정책 실현을 위한 서민주거 안전망 구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6만1000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1993년 이후 중단됐다 2013년부터 재개된 영구임대주택은 전년대비 약 292% 증가한 1407호를 공급해 최저 소득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했다. LH는 적극적인 정책사업 수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행복주택 건설사업이다. LH는 정부 공급목표 2만6000호 중 2만3000호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 중 현재까지 서울 삼전지구 4505호는 사업 승인되었고, 서울 양원지구 등 1만9315호는 승인신청이 완료된 상태로 연말까지 목표달성에는 무리가 없다. 여기에 추가로 인천 용마루지구 1500호 신청까지 더해지면 올해는 목표를 2000호 초과한 2만5320호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임대주택 건설이 LH의 부채를 확대시키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 임대주택을 1년에 5만호 지으면 우리 부채가 5조원 늘어난다. 임대주택은 사업특성상 자산 및 부채의 지속적 증가가 불가피하고, 낮은 임대료로 인한 운영손실도 늘어난다. 그래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LH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체 부채 규모를 지금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금융부채를 우리가 집중적으로 줄이는 이유다. 또 85조원어치의 토지 재고 자산 등을 빨리 매각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사실 LH 부채는 한 기업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액수다.”

―택지개발 사업 수익이 크게 줄어 LH를 더 어렵게 한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과거 LH는 택지 개발이익으로 임대주택 같은 비수익사업을 보전하는 교차보전구조가 가능했는데 최근에는 각종 규제로 어려워졌다. 지금 택지를 개발하면 개발이익 중 23%는 광역교통개선비, 23%는 공원녹지조성비로 나가 버린다. 또 과도한 기반시설 설치요구, 학교용지 무상공급, 각종 수익사업의 민간이전 등이 교차보전구조 붕괴를 가속화한다. 시장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종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임대주택 건설 등 공익사업의 지속적 추진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투기 시대에 강화된 규제는 풀어야 한다.”

―방만 경영 개선 핵심 쟁점들을 지난 8월, 대형 공기업 중 최초로 이행 완료했다.

“출범 직후부터 계속된 자구노력으로 직원들의 피로감이 많이 누적된 상태에서 방만 경영정상화에 따른 추가적인 복지 축소 요구는 조직 분위기를 극도로 침체시켰다. 노조의 강한 반발도 불러왔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성공적인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간부 사원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영정상화 이행이 곧 우리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대명제에 경영진은 본인들의 직을 모두 걸었다. 이외에도 정부·공공기관 최초로 금융부채 시계를 운영해 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 마침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부채시계는 LH 본사 1층 출입구 정면과 홈페이지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다.) LH 노사는 침체한 조직분위기 쇄신 및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 6월 노사 간 조직·인사·미래·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대개혁을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근로조건개선, 조직·인사제도 개편, 현장근무실태 개선, 고용안정에 힘을 모으고 있다.”

―부채 감축 성과가 눈에 띈다.

“상반기 결산실적에서 매출 8조7000억원, 영업이익 6430억원, 당기순이익 518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53%, 당기순이익은 20%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가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105조7000억원과 비교해 5조원 이상 감소했다. 금융부채가 줄어든 것은 통합공사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추세라면 금년도 금융부채는 전년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LH의 부채감축 성과는 공신력 있는 해외 신용평가사의 신뢰도 얻었다. 지난 9월 S&P는 LH의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기존의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10월에는 무디스가 LH를 비롯한 일부 공기업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렸다. 이로써 LH는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무디스, S&P, 피치) 모두로부터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LH 본사의 진주혁신도시 이전 뒤 비전은 무엇인가.


“진주로의 이전은 물리적 환경 변화에 불과하지만, 새롭게 비전을 수립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진주시대를 맞는 우리의 비전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마음에 진정성 있게 다가서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LH가 되는 것이다. 신비전 및 변화관리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진주이전에 맞추어 선포식을 하고, 새로운 LH를 위한 의지를 천명할 계획이다.”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 달라.

“내년 주택시장은 다소 회복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정상화 수준의 회복을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의 완화(지역별 탄력적용)’에 대한 입법통과가 필요하다. 또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주택 시장의 가격 및 거래량 회복이 중요하다. 주택시장이 신규분양 주택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고 기존 노후 주택은 일부 강남권 재건축주택을 제외하곤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재건축기간 단축 외에도 ‘재건축추가이익환수법’을 폐지하는 등 재건축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분양가 상한제 완화와 재건축추가이익환수법 폐지 시 주택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가격 및 거래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취임 후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경영구상은.

“부채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부채감축을 이루어내고, 동시에 정부정책도 차질 없이 수행해 ‘우리 LH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건강한 LH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체력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국민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더 잘 제공해 미래에도 영속가능한 LH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담=최현태 산업부장, 정리=나기천 기자, 사진=남정탁 기자

■ 이재영 사장은…


▲1957년 경남 합천 출생 ▲1979년 행정고시 23회 ▲1980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1980년 건설부 행정사무관 ▲1999년 건설교통부 기획담당관 ▲2005년 건설교통부 토지국장 ▲2008년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 ▲2011년 경기도시공사 사장 ▲2013년 LH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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