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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비용 최대 1조…해상 추모공원 조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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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1 19:02:43 수정 : 2014-11-12 00: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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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5년 봄께 선체 처리 최종 결정
세월호 침몰사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11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이 종료됨에 따라 선체 봉인 조치를 마무리했다. 범대본은 그동안 수색작업을 하면서 선체 바깥 출입문 등을 막고, 그물을 설치해 시신 유실방지 작업을 병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내년 봄쯤 선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선체 붕괴 가능성, 빠른 유속, 천문학적인 비용 등 때문에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고 수중 추모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참사 이후 209일 만인 11일 끝났다. 정부는 마지막 한 명까지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세월호 탑승자 476명 중 확인된 사망자는 295명이고, 단원고 학생 4명·교사 2명·일반승객 3명 등 9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정부가 수색종료를 결정한 것은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데다 수색 여건이 더욱 위험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 29일 295번째 희생자인 단원고 황지현양을 찾았지만 이후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민간업체인 88수중환경은 철수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혔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뿐 아니라 안전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잠수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침몰 이후 7개월가량이 지나 선체 내 격실 붕괴위험이 있는 데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해상 여건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종자 가족들의 수색 종료 요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월호 인양은 어떻게


중대본은 해역 여건과 선체 상태 등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의견 수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양 등 적절한 시점에 선체처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대본이 당장 세월호 선체처리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수색 종료로 국면이 전환된 데다 현재도 해상 여건이 나쁜 상황이라 겨울철을 지나 내년 봄쯤 세월호 선체처리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 인양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천안함 인양 때와 같이 선체에 체인을 연결해 크레인으로 바지선 위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세월호 자체 무게(6825t)와 물 등을 합치면 1만∼1만2000t에 달해 밖으로 끌어올리려면 네 군데에 대형 크레인을 설치해야 한다. 1만t 이상의 바지선도 필요한데 국내에는 없고 중국에서 들여와야 한다. 가장 힘든 인양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속에서 이동하는 ‘잭업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두 척의 바지선을 세월호 양쪽에 배치한다. 이어 세월호를 체인으로 감아 약간 들어올린 다음 수심이 얕은 곳으로 수중에서 끌어 이동하는 것이다. 플로팅 도크 방식도 거론되고 있는데 ‘ㄷ’ 자 모양의 큰 삽으로 바닷속에서 물건을 퍼올리듯 세월호를 체인으로 들어서 플로팅 도크에 올려 이동하는 방식이다. 인양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안정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11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해상 추모공원 가능성


세월호는 전남 진도 부근 맹골수도의 수심 40여m 지점에 가라앉아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 선체 상당 부분이 바닷물에 부식돼 붕괴·파손 가능성이 크다. 맹골수도는 물살이 거세고 조석간만의 차가 커 세월호는 최초 사고지점에서 5m가량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양작업이 어렵고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양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양 비용을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유족이 동의한다는 조건 하에 인양하지 않고 수중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미국 전함 ‘USS 애리조나호 추모관’은 하와이 해안에서 150m 떨어진 해저에 조성됐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미군 1177명 중 수습한 시신은 75구에 불과했다. 미국 정부는 선박 하부를 그대로 놔둔 채 1962년 그 위에 해상 추모관을 만들었다. 여객선 에스토니아호가 1994년 핀란드 해역에서 침몰하면서 승선자 989명 중 852명이 사망했다. 발견된 시신은 94구였다. 스웨덴 정부는 수심이 깊어 인양이 어렵다고 판단, 이곳에 콘크리트를 부었다.

이 장관은 연말이나 내년 초 예상되는 개각에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국회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면서 쓴 자금 규모는 3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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