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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 엔저 가속…국제금융시장 '안갯속'

입력 : 2014-10-31 18:45:03 수정 : 2014-11-01 16: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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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중자금 최대 20조엔 더 푼다…추가 양적완화 일본 중앙은행과 정부가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고 재정 투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이 지난 4월 소비세율 인상 이후 급격히 위축된 내수 및 소비를 살리기 위해 부양 수단을 총동원한 셈이다. 제2차 아베노믹스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맞물려 달러 강세와 엔저 현상을 가속화해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찬성 다수(찬성 5명 반대 4명)로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시중에 돈을 더 풀기 위해 1년간 매입하는 자산을 현재의 약 60조∼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간 중장기 국채 매입액이 현재의 약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어난다. 주가지수 연동형 펀드(ETF)와 상장 부동산투자신탁(J-REIT) 연간매입액도 지금의 3배인 3조엔과 900억엔 수준으로 각각 증가한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사진) 일본은행 총재는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금융 완화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며 “(2년 내) 2% 물가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내년 10월 소비세율 인상(8→10%)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재정투입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재정투입 규모는 3조∼4조엔(약 29조∼39조원)에 달하며 엔저에 따른 연료 수입비 상승으로 타격을 받은 농민에 대한 보조금, 저소득층에 대한 혜택 제공 등에 사용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외환·주식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25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 평균 주가도 4.83% 폭등한 1만6413.76으로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엔저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맞물리면서 각국 통화정책 차이가 발생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는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가 엔화 약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의 경쟁 산업인 자동차, 철강, 기계류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엔저 심화로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3년 정도 갈 수 있다”며 “원·엔 환율이 10% 떨어지면 수출은 3∼4%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부장은 “엔저 심화에 대해 한국으로선 엔·달러 환율에 개입할 수도 없고 사실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면서 “결국 기업들이 대응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일보다 1.24%(13.05원) 오른 106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추가 양적완화 결정에 엔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이에 연동해 원화 가치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류순열 선임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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