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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유차무별(有差無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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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31 21:31:11 수정 : 2014-10-31 21: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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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공자는 네 가지가 없었으니 사사로운 뜻이 없었고, 꼭 그래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으며, 자기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았고, 오직 나뿐이라는 집착도 없었다(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이른바 ‘공자 4무(孔子四毋)’다. 이 같은 덕성만 갖춘다면 능히 군자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 사회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 곳곳에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타인을 미워하고 경멸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학교에서는 집단적으로 왕따를 시키고, 직장에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리천장’ 아래 승진과 연봉 등에서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사회에서는 학연을 챙기고 출신 지역을 따진다. 따돌림 증후군이다. 사실 왕따를 당한 이는 마음에 큰 상처가 돼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심하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불행하게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본인과 가족의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생각과 가치가 다르다고 차별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장자’는 ‘사람 간 차이는 있으나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한다(有差無別)’며 “천지가 넓어 고루 생육하고 만물만사 많아도 하나로 다스려진다(天弘地廣化均隆 物衆人多治一通)”고 가르쳤다. 인간군상의 삶이란 게 대자연 속에선 대차 없이 비슷하기에 우쭐댈 것도, 비굴할 것도 없다는 뜻이다.

성인의 가르침이 이러함에도 우리가 가진 편견은 바꾸기 힘들다. 편견은 우리가 한 사회 안에서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집단적으로 누적시켜 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포용력 있게 들어주려는 관용의 정신을 필요로 한다. 일곱 색깔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모두는 ‘다름’은 개성일 뿐 ‘틀림’이 아님을 이해하고 사회를 조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야 하겠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有差無別 : ‘사람 간 차이는 있으나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

有 있을 유, 差 다를 차, 無 없을 무, 別 차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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