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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心醫가 名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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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30 20:39:38 수정 : 2014-10-31 00: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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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단순히 의술을 시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환자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무료 의료시설 게준트하이트를 설립한 아담스 박사의 말이다.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1998년 개봉한 영화가 ‘패치 아담스’다.

영화에서 아담스는 우울증과 자살미수로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정신병원에서 그는 몸이 아프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부족해지는 한 가지를 깨닫는다. 바로 웃음이다. 이후 의대에 입학하여 환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다. 그에게 있어 의사의 사명은 걱정과 두려움에 빠진 환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패치 아담스가 처방한 웃음 유발 촉진제는 ‘뜻밖의 관심’이다. 관심에서 유머와 농담이 나오고 웃음을 유발한다. 뜻밖의 관심은 상대의 마음을 열어 어두운 마음을 밝힌다. 올해로 69세인 패치 아담스는 여전히 전 세계를 돌며 환자들에게 웃음 치료를 하고 무료 진료를 한다.

언제부턴가 일부 병원들은 환자의 머릿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낮은 의료수가를 채우기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환자를 많이 받는다. 이해는 하지만 바쁜 의사선생님이 야속함은 어쩔 수 없다. 이는 사실 의사의 문제라기보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로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 인력은 매우 적다. 반면, 의사 1인당 환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다. ‘OECD Health Data 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이다. OECD 평균이 3.2명이므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찰 횟수는 14.3회로 1위를 기록했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환자가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도 지나치게 길다. 환자 1인당 평균 병원재원 일수는 16.1일로, OECD 평균보다 1.9배 길다. 게다가 환자들은 대형병원으로 몰린다. 일명 ‘3분 진료’를 받기 위해 몇 시간을 투자한다. 하루에 수십명에서 10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여건상 환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환자의 몸과 마음을 배려하기보다 질병 자체만 고려대상이 될 뿐이다.

얼마 전 음악가 신해철씨가 별세했다. 신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수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진행되는 기계식 진료에는 한계가 있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는 감성 진료가 기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세조실록’ 의약론에는 의사를 여러 등급으로 나누었다. 그중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사를 좋은 의사로 삼는다. 심의(心醫)가 곧 명의(名醫)다.

가장 두려운 순간에 환자는 의사에게 몸을 맡긴다. 의사는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환자에게 치료와 희망을 제공한다. 병원은 질병을 치료하는 곳이다. 나아가 질병의 고통과 두려움에 처한 환자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아마도 대부분 의사들은 환자의 몸과 마음의 치유를 원할 것이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말이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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