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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친중단체, 시위대를 세월호 탑승자 비유해 논란

입력 : 2014-10-30 15:23:08 수정 : 2014-10-30 15: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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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親中) 성향 홍콩 시민단체가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입후보자 자격 제한의 폐지를 요구하며 도심 점거 운동을 벌이는 시위대를 세월호 탑승자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친중 시민단체인 '보보선·반점중대연맹'(保普選反점<人+占>中大聯盟)의 로버트 차우 융(周融) 대변인은 29일 저녁 '센트럴 점령' 공동 대표인 베니 타이 이우-팅(戴耀延) 홍콩대 법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 홍콩 중문대 소속 사회학자가 최근 '강의를 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병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센트럴 점령의 공동 발기인 2명은 강의에 복귀했다. 이는 선장이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재화사(財華社)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아이-케이블 방송의 보도를 보면 차우 대변인은 당시 '시위 중단 요구' 서명 운동의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학 강단에 복귀하는 센트럴 점령 공동대표들에 대해 "이미 퇴장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당신을 남겨두고 지도자가 떠났다면 뭐가 더 남았나"라며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는 현재 하나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선장과 주요 선원들은 배가 침몰하자 배 안에서 지시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남겨둔 채 가장 먼저 구명보트를 타고 떠났다. 결국, 학생들은 익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강단에 복귀하는 공동대표를 '먼저 배를 탈출한 선장과 주요 선원'으로, 남은 시위대를 '배 안에서 지시를 기다리는 학생'으로 비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보도를 접한 홍콩 교민 사회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비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병훈 한인회 사무국장은 "교민들은 세월호 얘기만 들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홍콩 인권단체인 탈북자관주조(脫北者關注組)의 오언 로 공동 설립자는 "홍콩 내 정치 운동을 아직도 많은 한국인의 가슴에 남아 있는 비극적 사건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러한 비유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차우 대변인은 지난 25일 이후 5일간 109만여 명이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를 했다고 밝혔지만, 가짜 이름과 신분증 번호를 적고 서명할 수 있는데다 모든 서명이 유효한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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