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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신발 그대로… “생일날 돌아왔구나”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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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9 23:28:04 수정 : 2014-10-30 15: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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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m 바다속 세월호 선체에서 끌어 올려진 295번째 시신은 29일 18번째 생일을 맞은 단원고 황지현양으로 확인됐다.

구조팀은 정확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기 위해 DNA 검사를 할 예정이지만, 아버지 황인열(51)씨는 딸이 맞다며 오열했다. 아버지 황씨는 이날 밤 8시 45분쯤 팽목항 시신 안치소로 이송된 295번째 희생자 시신의 사진을 보고 신발사이즈와 옷차림 등으로 미뤄 딸이 맞다고 확인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가 사진을 촬영해 부모에게 전달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 28일 오후 5시 25분쯤 세월호 선내 4층 중앙 여자화장실에서 시신을 발견했으나 거센 유속 때문에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하루가 지난 29일 오후 5시 19분쯤 민간 잠수사를 투입, 약 1시간여 만인 오후 6시 18분쯤 수습했다.

이날 수습된 시신의 키는 165㎝ 가량이며 발 크기는 250㎜, 상의는 ‘24’가 적힌 긴팔 티셔츠, 하의는 남색 쫄바지(레깅스)를 입은 상태였다. 지난 7월 18일 세월호 식당칸에서 여성 조리사의 시신이 발견된 뒤 102일 만에 추가 발견된 것이다.

애초 구조팀과 실종자 가족들은 ‘황양을 4층 중앙 복도에서 마지막으로 목격했다’는 생존자 진술로 미뤄 황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은 황양의 18번째 생일이었다. 가족들은 팽목항과 진도군청 기자회견장에서 황양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눈물의 생일잔치’를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 등대에서, 오후에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황양의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어머니 심명섭(49)씨는 팽목항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에게 매일 밥상을 올리는 정성으로 미역국을 끓여 눈물과 함께 바다에 뿌렸다. 아버지는 마디마디 굵은 손을 떨며 18개의 촛불을 하나하나 꽂았다. “딸을 더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했다”는 아버지는 그동안 셀 수 없을 만큼 수색작업이 이뤄지는 바지에 올라 딸의 귀환을 기다렸다. 어머니 심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팽목항 등대에 딸 밥상을 차렸다.

황양 시신 수습으로 295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남은 실종자는 9명이 됐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그동안의 수색작업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가족들은 29일 오후 2시 전남 진도군청에 있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3차례나 수색을 한 구역이 얼마나 크고, 어느 정도 붕괴가 진행되었기에 뒤늦게 시신이 발견됐느냐”고 이구동성으로 반문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그동안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수색을 완료했다고 설명한 구역에서 추가로 시신이 수습됐다”며 울먹였다. 그는 “게다가 수색구역 내부 영상 촬영 등 검증 절차가 이뤄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특히 그동안 촬영 검증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 “그동안 바닷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우리 실종자 가족들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전날 실종자가 발견됐던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을 그동안 13차례 수색했으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번 14번째 수색에서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진도=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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