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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갑상선암 초음파검진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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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8 21:03:34 수정 : 2014-10-28 21: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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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가. 분명 우리나라 땅임에도 일본의 거짓말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헷갈린다. 최근 10여년 사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급격히 증가한 갑상선암에 대해서도 사정이 비슷하다.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중단하면 갑상선암이 늦게 발견돼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은근히 협박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있다.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하지 않는 영국의 경우,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밖에 안 된다며 초음파 검사를 중단하면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생존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인구 6300만명이 넘는 영국에서 2011년 발생한 갑상선암 환자는 2727명이었고 사망자 수는 373명이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에서는 4만568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350명 정도였다. 환자 수는 우리나라가 15배가량 많은데, 두 나라의 사망자 수는 비슷하다. 즉, 갑상선암 검진을 하지 않으면 갑상선암으로 죽는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는 허구다.

모 학회는 갑상선암 중 일부는 매우 위험한 암이어서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초음파 검사 및 조기 수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교묘한 거짓 주장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물론 그런 갑상선암도 있다. 하지만 그런 암은 커다란 갑상선 혹이나 암을 오랫동안 방치했던 사람 중 극히 일부에서 발생하는 암이지 초음파 검사로 발견되는 작은 갑상선암에서 그런 암이 생기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작은 갑상선암이라도 경부 림프절 전이나 피막 침범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은 예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경부 림프절 전이나 피막 침범이 아닌 폐 전이나 피막외 침범이 위험한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경부 림프절 전이와 폐 전이를 또는 피막 침범과 피막외 침범을 구분하지 않고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도 거짓 주장이다. 

이용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두경부외과학
초음파 검사로 발견되는 2㎝ 이하의 갑상선암에서는 폐 전이나 피막외 침범은 매우 드물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갑상선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1㎝ 이하의 작은 암에서는 그런 경우가 더더욱 드물다.

작년 7월부터 갑상선 전문의들이 모여 갑상선 검진을 권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 결과를 지난 8월에 발표했는데 갑상선 초음파 검진이 이로운지 해로운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 연구 결과를 살펴 보면, 초음파 검진을 하더라도 심각한 환자를 미리 발견해 사망할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의 해(害)에 대한 논문이 136편이나 있는데도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의 위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결론지었다. 이는 잘못된 주장 아닌가.

칭기즈칸의 칙령 중에 알고도 거짓을 말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것이 있다. 소위 전문가가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칭기즈칸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용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두경부외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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