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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의 밀리터리S] 신현돈 前 1군사령관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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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7 18:53:34 수정 : 2014-10-28 00: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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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추태·시민 몸싸움 허위로
국방부, 감사결과 나오기 전에
대통령 불호령에 잘라내기 급급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장. 국회 국방위 안규백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 음주 논란에 휘말려 군복을 벗은 신현돈 전 1군사령관(대장) 문제를 거론했다.

“신 장군이 불미스런 사고로 전역했다. 언론 보도에서는 시민과 (싸움이) 붙었다고 하는데, 국방부 감사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니까 상이한 내용이 있던데…”라고 말문을 열었다. 신 전 사령관 문제로 곤욕을 치를 각오를 했던 군 인사들은 신 사령관을 두둔하는 듯한 야당 의원의 발언에 의아해하는 모습이었다.

답변에 나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신 전 1군사령관 문제를 (국방부) 감사관을 통해 확인했다. (감사) 결과를 보면 신 장군이 저녁 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만취해서 인사불성 상태가 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오창휴게소에서 문제를 제기한 분과 말싸움이나 몸싸움도 벌이지 않은 걸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신 전 사령관은 대비태세 기간 위치이탈과 음주 등에 따른 품위 손상 사유로 지난달 2일 전역조치됐다. 당시 언론들은 그가 만취 상태로 추태를 부렸고, 그로 인해 전역조치됐다고 대서특필했다. 보도는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이 발표한 성명 내용이 상당수 인용됐다. 성명은 “신 사령관이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6월19일) 위수지역을 이탈해 모교인 청주고에서 강연을 하고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과음했다. (이동 중) 헌병에게 업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갔는데, 당시 복장 상태는 군화 한쪽은 신고 한쪽은 벗은 상태였다. 사령관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헌병이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분노한 민간인이 이 사실을 경찰에 제보해 경찰청까지 보고됐다”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감사 결과 진 의원의 성명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황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채로 공개된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른 익명의 제보자가 최초 신고자인 모 대학 교수의 제보 내용과는 다른 허위 내용을 국회의원과 언론사에 제보하면서 사건이 증폭됐다”고 전했다. 최초 신고자인 A모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 장군은 만취 상태도 아니었고 당시 수행원들과 입씨름이나 마찰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순방기간에 위수지역을 이탈하고 술을 마신 신 전 사령관의 처신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사안이 부풀려지고 왜곡되는 과정에 불순한 동기가 개입된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런데 국방부는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신 전 사령관을 전역조치했다. 진실을 알고 있는 A교수에 대한 조사도 신 전 사령관의 전역 조치 이후에야 실시했다.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담은 감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모교 방문 행사는 사적 일정이 아닌 육군본부 차원에서 추진된 공적 일정이었다는 설명도 없었다. 범죄자도 재판을 거쳐 죄를 묻는 게 법치국가다. 신 전 1군사령관의 처신도 문제지만 대통령의 불호령에 놀라 평생을 군문에 몸담았던 장성을 내치는 데 급급한 국방부의 조치는 더 큰 문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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