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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아 "내가 과연 해낼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어요"

입력 : 2014-10-26 15:56:11 수정 : 2014-10-26 15: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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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복귀작 MBC '마마'서 시한부 싱글맘 열연
"촬영 끝나자마자 내 아들 승윤이 엄마로 돌아와"
성공적인 복귀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 적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축하 인사가, 언론과 시청자로부터는 극찬이 쏟아진다.

표정관리가 힘들다. 몸둘 바를 모르겠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며, 아직 작품을 끝낸 피로가 고스란히 어깨 위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한동안 악플과 루머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5년 만의 연기 재개, 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불안함으로 밤을 지새웠는데 웬걸, 데뷔 이래 가장 전폭적이고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다.

MBC TV '마마'를 끝낸 송윤아(41)를 지난 24일 인터뷰했다. '배우 송윤아'가 돌아왔다.


-- 드라마 끝내고 지난 며칠 어땠나.

▲ 지난 토요일 촬영이 끝난 후 곧바로 승윤이 엄마로 돌아왔다. 촬영하느라 아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일요일 하루종일 같이 있어줬고 어제는 유치원 친구 생일파티가 있어 같이 가서 놀아줬다. 드라마가 끝나니 진짜 내 아들이 (엄마를 필요로 하며) 떡하니 버티고 있다.(웃음) 승윤이가 처음에는 극중 아들 그루를 질투해서 걱정했는데 나중에는 좋아하더라.(송윤아-설경구 부부는 2010년 아들을 낳았다.)

-- 성공적인 복귀다. 소감이 어떤가.

▲ 드라마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드라마 들어가기 전은 그때대로 감사한 게 많았는데, 이 드라마 하면서 "좋은 드라마"라는 인사를 정말 많이 들어 되게 감동적이었다. 배우로서 지금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하지만 이번처럼 "좋은 드라마 만들어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적이 있었나 싶고, 그래서 내가 더더욱 감사드린다.

-- 시한부 싱글맘 한승희 연기가 힘들었을텐데.

▲ 사실 되게 힘들고 어렵게 촬영했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다, 체력이 예전같지 않고 다른 캐릭터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나중에는 회가 거듭될수록 내가 도대체 이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어려운 신이 나올까 두려움이 컸다. 어차피 어려운 역할 좀 편하게 대했으면 좋았을텐데, 나 자신을 내내 스스로 힘들게 쪼였던 것 같다. 내 능력 밖의 신들이 자꾸 들어왔다. 대본을 보면 어떤 감정인지 알겠고 절로 눈물이 줄줄 흘렀지만 내가 이것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그런 상황에서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기사와 댓글들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못 보겠더라. 나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죽겠는데 잘한다고 하니 너무 부담스럽더라.

-- 그사이 실제로 엄마가 된 것이 이번 연기에 도움이 됐나.

▲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왜냐하면 엄마 연기를 하는 배우들 중에는 결혼을 안한 분도 있고, 출산을 안한 분도 있다. 그런데 그분들도 엄마 연기를 다 잘한다. 그래서 내가 답변을 잘못하면 자칫 실제로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이 역할을 잘해냈다고 말하는 것 같아 좀 난감하다. 물론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상관없이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한승희의 상황과 심정이 더 마음 깊이 와 닿은 부분은 있다. 한승희도, 그 아들 그루도 기가막힐 정도로 너무 불쌍했다.

-- 한 남자의 옛사랑과 현재 부인의 우정을 그리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안했나.

▲ 말이 너무 되지 않나요?(웃음) 물론 한승희와 서지은의 관계는 현실에서 원하지 않는 관계이긴 하지만, 그것만 떠나면 여자들끼리의 진한 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도 내게는 그런 사람들이 있고. 하지만 솔직히 한승희-서지은의 우정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난 그저 대본에 충실했을 뿐이다.

다만, 서지은이라는 여자를 문정희라는 배우가 해준 게 최고로 감사하다. 다른 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싶고, 다른 배우를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문정희는 내게 고마운 파트너였다. 지금껏 연기하면서 만난 최고의 파트너였다. 굉장히 에너지가 좋은 친구다. 에너지가 좋아도 자기만 가지려는 사람이 많은데, 문정희는 그 에너지를 마구 나눠주는 친구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도중에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을 만큼 힘들게 연기를 했는데 문정희가 옆에 있어서 버틸 수 있었고 너무 큰 힘이 됐다.

-- 새롭지 않은 이야기인데 성공했다.

▲ 촬영장에서 문정희랑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우리 드라마는 모든 배우가 그 배역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서지은 역의 문정희는 물론이고, 한승희 아들 그루도 윤찬영이가 아니었다면 내게서 그런 감정이 안나올 수도 있었다. 그루라는 아이도 찬영이가 연기했기 때문에 그만큼 나온 것이다. 또 문태주 역도 정준호라는 배우가 소름 끼칠 정도로 잘해줬다. 그외 다른 인물들도 하나하나 다 너무 잘해줬다. 작가님께도 너무 감사한다. 대본을 보며 매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에 막연하게 '내년에는 좋은 작품이 날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잘 맞아야하는데 이번 '마마'가 그랬던 것 같다.

-- 스무살이 된 그루가 등장하는 엔딩장면까지 화제를 모았다.

▲ 그게 '마마'의 첫 촬영이었다. 제주도에서 찍었는데 그루의 성인 역 박서준과 내가 그날 처음 만나서 그 장면만 찍은 것이다. 우리 둘이 안 것은 나중에 한승희가 죽고 그루가 스무살이 돼서 엄마랑 상상 속에서 바이크를 타는 장면이라는 것뿐이었다. 촬영하고나서는 그 신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 역시 마지막회에서 엔딩을 보며 놀랐다. 사실 뒤로 갈수록 내가 살도 많이 빠져서 그때 찍은 것을 그대로 엔딩에 써도 될까 싶기도 했고, PD님 역시도 만약 그 신을 붙여서 어색하면 다시 찍겠다고 했는데 편집했더니 의외로 잘 이어졌다고 하더라. 

-- 바이크 타는 촬영을 하다 많이 다쳤다고 하던데.

▲ 많이 다쳤는데 방송 중이라 알려서도 안되고 알리고 싶지 않아 쉬쉬했다. 달리던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내가 안 다치려고 몸을 날리는 바람에 엉덩이와 다리 부분을 다쳤다. 그래서 제대로 못 걸었고 촬영장에서 휠체어를 타기도 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얼굴을 잡는 게 아닌 장면에서는 3주 정도 대역이 풀샷 연기를 했다. 걷는 장면에도 한승희의 감정이 들어가야하는데 제대로 못 걸으니 풀샷을 잡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은 송윤아의 부상 정도가 심하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송윤아는 이에 대해 티를 내지 않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쉬면서 몸을 좀 회복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연기자는 정말 축복받은 직업이다. 내가 시간을 조절해가며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한 직업이다. 건강을 회복한 후에 다시 좋은 인연이 오면 또 연기를 할 것이다.

-- 지난 5년 출산과 육아도 있었지만, 악플 등으로 마음고생도 심했다.

▲ 억지로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이제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왈가왈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 또한 다 지나가리라 생각한다. 한승희 대사 중 '이 세상에 그 누구도 타인의 인생에 대해 평가할 자격은 없다'는 게 있다. 내가 세상에 대고 외치고픈 대사였다. 이번 작품이 잘 끝나서 다행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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