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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가 감기처럼 공기로 감염? 불안 키우는 논란

입력 : 2014-10-26 09:13:06 수정 : 2014-10-26 09: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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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액 접촉으로 감염…환자 치료과정서 미세방울은 주의해야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소문과 주장이 에볼라 확산 소식에 가뜩이나 겁 먹은 대중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국내외 보건의료계는 이 가설을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를 찾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환자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치료하는 의료진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체액이 미세방울 형태(에어로졸)로 집적 튀거나 퍼지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유엔·미국 등 "에볼라는 체액 접촉으로 퍼져…공기 감염병 아니다"

우선 '유엔 에볼라 긴급대응단(UNMEER)'은 이달초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현재 시점까지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달되는 형태로 바뀐다는 어떤 근거도 갖고 있지 않고, 그렇게 예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UNMEER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오로지 체액(bodily fluids) 접촉을 통해서만 퍼진다"며 "감염자의 체액이나 그 체액에 오염된 물체나 표면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견해도 비슷하다. CDC는 에볼라 관련 질의·응답(Q&A) 페이지에서 "에볼라는 공기나 물을 통해 퍼지지 않고, 일반적으로는 음식으로도 감염되지 않는다"며 "아프리카에서는 식용으로 잡은 야생동물을 다루거나 감염된 박쥐와 접촉한 결과 에볼라가 퍼졌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공기 감염'은 환자로부터 배출된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눈·코·기도 점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형태를 말한다. 독감 바이러스, 결핵 등이 대표적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공기 감염 여부가 중요한 것은, 만약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오래 부유하며 감염력을 가진다면 마치 감기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접촉하지는 않더라도 공중시설 등에서 환자와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공동체의 방역 방법과 현장 의료진의 안전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 감염병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 역시 "공기 감염이라는 것은 병원체가 공기 중에 상당 시간 떠 있다가 다른 사람 호흡기나 점막 등으로 들어가는 방식인데, 이런 의미에서는 에볼라를 공기 감염병이라고 규정하기 어렵다"며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과 직접 접촉한 경우에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 기도삽관·기관지경 등 과정에서 미세방울 형태 체액 접촉은 가능…보건당국 "적정수준 마스크 갖출 것"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공기 감염병' 수준으로 간주하고 주의해야할 때도 있다.

이른바 '에어로졸' 상황으로, 환자의 감염된 체액이 순간적으로 미세한 방울 형태로 안개처럼 퍼지는 경우를 말한다. 환자 치료 과정에서 이 미세 방울이 눈·코 점막이나 피부에 붙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은 보다 철저한 보호장비를 갖춰야한다.

최근 미국 CDC가 업데이트한 지침에서 에볼라 현장 파견 보건의료인력이 갖춰야할 마스크의 종류를 'N95 필터급'에서 'N95 필터급 또는 PAPR(전동마스크·양압공기정화장치)'로 바꾼 것도 바로 이 의료진의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전기모터로 공기를 강제 순환하며 오염 물질을 거르는 PAPR는 주로 공기 감염병에 사용되는 개인보호장비이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도 미국 CDC 기준을 참고한 '에볼라 대응 의료기관 감염관리 지침'에서 "되도록 에어로졸 발생 처치는 수행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환자의 기침을 자극하거나 네불라이저(약물흡입기) 흡입·객담(가래) 검체 수집·기관지경·기도흡인·기관내 삽관·마스크를 통한 양압환기 등 에어로졸 현상 가능성이 있는 의료행위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얘기이다.

신형식 센터장도 "일반적 진료 행위라면 N95급 마스크로 충분하지만, 에어로졸 상황은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지는만큼 CDC가 N95보다 더 높은 수준의 PAPR까지 추가해 함께 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도 이 같은 에어로졸 위험에 최대한 대비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료 현장에서 특히 기도 삽관 등의 처치를 하면 피가 많이 튀기 때문에 에어로졸 현상이 가능하다"며 "서아프리카 파견 의료진 가운데 환자를 밀착 치료해 에어로졸이 염려되는 경우라면 N95 뿐 아니라 PAPR급 마스크 지급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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