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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죽음이냐, 새 문자의 혁명이냐 기로에”

입력 : 2014-10-24 20:53:30 수정 : 2014-10-24 23: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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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 ‘세계문자심포지아’ 기조연설
“문자의 죽음과 해체인가, 새로운 문자의 혁명인가.”

이어령(80·사진) 전 문화부 장관은 24일 열린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문자의 운명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지금 우리가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쇄술 이후 또 한 번 디지털 기술에 의한 문자혁명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회화문자 ‘픽토그램’에서 표의문자 ‘이디오그램’을 거쳐 표음문자 ‘포노그램’의 단계로, 진화가 최근에 역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메신저 등에서 쓰이는 ‘ㅋㅋㅋㅋ’ ‘ㅎㅎㅎㅎ’ ‘추카추카’ 등 표기에 대해선 “한글이 소리로 읽을 수 없는 순수한 시각문자로 변하거나 반대로 원래 표기를 무시하는 등 표음문자가 표의문자로, 표의문자가 아이콘의 회화문자로 유턴하는 상황이 액정 위 문자들에서 발견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많은 이모티콘과 자판 부호로 얼굴 표정을 만들어 감정을 전하면서도 글로벌 문자 구실을 하는 도시 건축물과 도로 표지 같은 픽토그램이 기존 문자를 압도한다”며 “그 속에 각기 고유한 자신의 문화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문화유전자’를 뜻하는 개념으로 내세운 ‘밈’(meme)을 거론하면서 “어떤 문자보다도 세계의 다양한 밈을 포함해 융합하는 데 한글만한 문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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