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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왕따가 된다면… 소녀의 시선으로 풀어가다

입력 : 2014-10-24 20:33:21 수정 : 2014-10-24 20: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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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 브리트 글/이사벨 아르세노 그림/천미나 옮김/책과콩나무/1만5000원
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패니 브리트 글/이사벨 아르세노 그림/천미나 옮김/책과콩나무/1만5000원


헬레네는 학교에서 외톨이다. 어울려 놀던 친구들과 틀어진 뒤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화장실 문에 “헬레네는 100㎏이 넘는대” “더러운 냄새도 난대” 등의 낙서가 적혀 있곤 한다. 하굣길에 혼자 버스를 타는 헬레네는 “꼭 죽음을 기다리는 것만 같다”며 괴로워한다. 버스에 올라 뒤쪽에서 아이들이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면 헬레네는 책을 꺼내든다. 샬롯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다. 어린 시절 고아로서 못된 외숙모 집에서 자란 제인 에어에 감정이입을 한다.

따돌림당하는 소녀의 심리를 담담한 1인칭 독백으로 써내려간 그림책이다. 소녀의 일상과 ‘제인 에어’의 내용을 교대로 보여준다. 외로운 소녀의 심정을 흑백 그림으로, ‘제인 에어’는 고운 채색화로 각각 보여준다.

책은 솔직하다. 따돌림당하는 소녀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묵묵히 서술한다. 소녀는 자연 캠프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어느 무리에도 끼지 못한다. 이 순간을 모면하려 ‘배낭에서 무언가 열심히 찾는 척’하는 전략을 짠다. 남자 아이들의 놀림에는 ‘가볍게 웃기’로 대응한다.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의 청혼을 받는 지점에서 드디어 소녀에게도 상냥하게 손을 내미는 친구가 나타난다. 친구와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뚱뚱하거나 초라하지 않음을 깨달은 소녀의 마음에 고운 색채가 물든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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